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라르고 윈치 - 홍콩 느와르의 문법을 따라간 비즈니스 복수극

효준선생 2009. 8. 14. 00:47

 

 

 

 

 

 

당신이 감옥에 있는 사이 누군가가 찾아와 당신이 세계적인 재벌의 후계자입니다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윈치그룹, 수장인 네리오 윈치에게는 친생자식이 없다. 그런데 어느날 그가 암살을 당하면서 윈치 그룹의 후계자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에게는 아주 오래전 보스니아 출신의 고아를 입양한 사실이 있었다.

 

변호사와 그룹의 중역들은 마치 황제의 후계자를 찾듯 그를 찾아 나서는데 이런 정황을 모르는 라르고는 지저분한 사건에 휘말려 감옥에 있는 상태였다. 우여곡절끝에 그곳에서 나온 라르고는 자신을 입양한 양아버지가 암살당했다는 사실과 자신이 윈치그룹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에 고민한다.

 

그가 일단 회장의 자리에 오르기로 하지만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정적들때문에 커다란 암초를 만난 셈이 된다. 그런데 그 암초의 우두머리는 누구일까? 사이 사이 그를 괴롭히는 계략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권력들...등장하는 인물들 하나같이 의심스럽만 하다.

 

라르고 윈치는 사람이다. 타이틀 롤을 맡은 토머 시슬리는 인종과 국적을 알 수 없는 복잡한 혼혈인데 나름대로 선함과 단호함을 동시에 표출해 내는 눈빛을 가졌다. 이런 배우가 섹시 아이콘이 된다는 것도 하나의 시류인 듯 싶다.

 

이 영화를 잘 보면 배우는 서양인인데 줄거리의 흐름과 배경은 어디선가 많이 본 클리셰가 비춰진다. 80년대 말을 주름잡던 홍콩 느와르 영화의 문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조직의 우두머리가 암살당하고 그의 양아들이 등장하고 그 양아들과 기존의 세력간의 한판 싸움, 결국엔 복수에 성공한다는 스토리, 그게 다국적 기업 수준으로 올라간 것 뿐이다. 이 영화 사무실 뒤로 보이는 높은 마천루는 모두 홍콩의 그것들이다.

 

보스니아 고아 출신 인지라 전세계 이곳 저곳의 풍광을 많은 담아 놓았다, 게다가 화려한 액션과 돈좀 쓴 것 같은 장치들, 블록 버스터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환영받을 만한 코드는 분명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