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원하고 웃음을 만들어 주는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여행가이드라는 직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화려해 보인다. 많은 사람을 많나고 멋진 관광지를 돌아 다니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며 게다가 돈까지 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상은 쓰리디 직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힘이 드는 직업도 바로 가이드라는 직업이다.
매일 갔던데 가야하고 맛있는 걸 먹는 손님뒤에서 운전기사와 허술한 식사로 대충 때우고 괴퍅하기 이를데 없는 손님과 만나면 지치기 일쑤다. 그런걸 상쇄하는 게 팁을 받을 때인데...그러는 통에 가이드 직업군은 대개 비슷한 연령대의 노처녀들이 많이 한다. 왜? 글쎄 그야 본인에게 물어봐야 겠지만...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제목만 봐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운전기사가 주인공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가이드 역할을 맡은 조지아다.
그녀는 대학 강사까지 하다가 정리해고 당하고 임시로 아테네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지만 그다지 인기가 있어 보이지는 않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받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진상 손님들이다. 게다가 경쟁관계의 니코라는 가이드는 계속 훼방을 놓는다. 한숨만 쉬던 조지아는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신세한탄을 하다가 옆에 있던 운전기사 푸피에게 들킨다.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했던 푸피는 조금씩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가이드로서 진정성을 보여주자 손님들도 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한다.
이런 저런 에피소드와 갈등을 끝내고 결국 조지아는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한 남자와 결실을 맺게 되는데...
일단 이 영화는 가이드 업무에 대해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 진상 손님 처리법, 쇼핑장소, 손님의 마음을 얻는 법등, 시시콜콜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다. 본격적인 멜로 라인이 형성되고 중간중간 아름답고 유서깊은 아테네의 풍광과 유적들이 화면에 들어나자 우와 하는 탄성이 일어난다.
절정은 푸피가 야성의 모습을 벗고 그녀앞에 남성미를 물씬 풍기며 등장할때 여성관객들은 달뜬 표정을 지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가 보기에도 그 동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잘 생겼군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그런데 손님들이 조지아가 아니라 앤지라고 부른다. 앤지?? 누구의 이름일까? 그리고 영화 중간에 쇼핑을 하다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하는데 무슨 물건인지 그걸 놓쳤다...확인바람.
시작 부터 끝까지 입을 가리고 호호 웃을 수 있는 영화,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리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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