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삶도 죽음도 정해진 것이라면 순응하자

효준선생 2009. 8. 15. 00:18

 

 

 

 

 

백혈병을 앓는 언니를 위해 계획생산(?)된 아이가 있다. 그녀는 어릴적부터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니를 위해 갖가지 수술을 받았다.

이제 자아를 찾아 자신의 몸에 칼을 대지 말라고 엄마에게 항의하는 취지의 고소장을 변호사에게 제출한다.

 

큰 딸을 살리기 위해 작은 딸의 희생과 인권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엄마, 자신의 모성애는 틀림없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그런 엄마에게 작은 딸이 고소를 했으니, 엄마는 법정에 나가는 한편 큰딸의 병간호에도 정성을 놓지 않는다.

그나마 큰딸 케이트는 행복해보인다. 부모를 비롯해 이모와 오빠, 그리고 지금은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동생까지 늘 자신을 중심으로 생활이 이루어진다. 빡빡머리가 싫어서 외출을 두려워 하는 딸을 위해 엄마 역시 삭발을 감행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제목만 보면 누가 주동자이고 누가 피동자인지 잘 모르겠다. 내 언니의 수호자? 그런걸까?

 

영화 마케팅 포인트를 보니 이런 설문조사가 있었다. 자신의 몸을 더이상 언니를 위해 사용하지 말라고 엄마를 고소한 작은딸과 아픈 언니를 위해 다시 딸을 낳고 그 딸의 조직을 죄책감없이 큰딸에게 주려는 엄마, 과연 누가 더 나쁜가?

 

하지만 이 영화는 법정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리고 작은 딸이 그런 행동을 한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은 이제 큰딸을 놓아주자고 생각한다. 심지어 본인까지도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엄마만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래서 큰딸은 모종의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언니가 동생을 보호해 준것인지 아니면 동생이 언니를 보호해 준 것인지 모호해 진다. 하기사 이 집 사람들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한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반목도, 포기도 있을 수 있어 평온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감싸 안으며 격려한다.

 

이 영화는 뒤로 갈수록 조금씩 눈물을 빼려고 한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그렇듯 케이트도 바다에 가보고 싶어한다. 영화속의 그 바다 정말 아름다웠다. 어차피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정해진 것이라면 마지막은 바다에 가보고 싶다.

좀 서둘러 곁을 떠났지만 우리 모두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니 조급해 하지 말자.

 

주인공은 백혈병 환자 역을 맡은 큰딸과 작은 딸이다. 엄마로 나온 카메론 디아즈은 직접 삭발투혼을 보였고  변호사역의 알렉 볼드윈은 역시 중후한 멋이 최고다.

 

먹먹한 가슴에 이미 어두워진 종로 네거리, 밤하늘에 별이 없다. 아니 서울 하늘에서 별을 보지 못한지 꽤 오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