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비스트 스토커 - 제대로 된 홍콩 느와르 한편이 돌아왔다.

효준선생 2009. 7. 23. 01:18

 

 

 

 

 

 

부천이라는 곳에서 10여년을 살았지만 한번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가본 적이 었었다. 그곳을 떠나고서야 다녀왔으니 게으름인지, 아니면 판타스틱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겠다.

 

서울에서 부천 송내라면 가깝고도 먼곳이다. 부천시청을 위시해 부천 소재 상업영화관도 동참한 이 영화제로 인해 도시가 영화제의 분위기에 빠져있었다. 표 2장으로 선택한 영화중의 소개할 영화는 바로 임초현 감독의 홍콩영화 비스트 스토커다.

이영화는 작년 하반기에 홍콩에서 개봉했을 당시 경찰이 총을 쏴서 6살짜리 어린 아이를 숨지게 했다는 설정때문에 사회문제가 된 한마디로 문제작이었다.

 

하지만 내가 주안점을 두고 본 사항은 그런 시시콜콜한 영화와 현실을 억지로 대입해서 "그런" 영화는 나쁘다 아니다 좋다고 싸움하는 게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홍콩 느와르는 죽었다라고 공언해온 마당에 정말 제대로 된 느와르 작품 하나가 등장한 점이 기뻤다. 난 무간도를 느와르의 중흥이라고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철학이 담겨있는지 모르지만 느와르의 전형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저 곱게 단장한 새색시가 나도 좀 거칠지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에 반에 이 영화는 90년대 초반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성기때 보여준 파괴미학을 적절하게 구사하고 있어 반가왔다. 비단 재생산이 아니라 진보적이고 아름답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특히 자동차 충돌신은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단지 멋지게 망가지는 것 뿐이 아니다. 이 시퀀스는 극후반 최고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지독하도록 치밀하게 짜여진 엑기스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다 멋있었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내러티브가 무척이나 탄탄했다. 그리고 그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생뚱 맞거나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영화 전편에서 꽉 짜인 냄새가 난다. 권선징악이면서도 그안엔 선성설과 선악설이 공존하고 결론을 뻔히 알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혹시 다른 결말이 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저 여자는 왜 반 식물인간상태가 되었고 비중있게 등장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과 의심을 한방에 날려준 결말...

 

형사 통(사정봉)은 다혈질이다. 능력은 있지만 동료들은 그를 겁내한다. 작전 수행과정에서 까오민(장경초)이라는 여자 검사의 딸을 죽이게 된다. 이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통은 그녀의 둘째 딸 링만큼은 지켜주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청부살인업자 홍(장가휘)이 나타나 링을 유괴한다. 이후 통과 홍의 쫒고 쫒기는 결투가 벌어지고 사건은 점점 격렬해지는데...

 

문제는 청부살인업자가 유괴를 했으면 우선 청부살인업자가 주인공의 총에 맞고 쓰러지고 나중에는 그것을 지시한 사람도 죽는게 기존 홍콩느와르 영화의 공식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홍에게는 반 식물인간 상태의 아내가 있고 홍은 아내를 위해 무슨일이든 하려고 한다. 점점 좁혀오는 통의 수사망...결국 그들은 어느 창고에서 마지막을 일전을 펼치는데...

 

홍콩영화이기 때문에 광동어가 난무 하지만 고 검사를 맡은 장경초(장징추)는 본토 사람이다. 서정뢰하고 많이 닮았고 한국의 채정안과 정말 비슷하다. 그래서 그녀는 중간에 이혼한 남편과는 북경어를 구사한다. 북방사람이 광동어를 하기 쉽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또 사정봉은 이 영화 찍기 전에 부인인 장백지와 한바탕 소동을 피운바 있다. 그래서인지 얼굴이 전과 달리 많이 상해보인다.

보너스로 오늘 극장에 장가휘가 나타났다. 익숙한 얼굴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악역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불행한 사연을 안고 사는 남자로 최고의 호연이었다.

 

비스트 스토커의 본토 제목은 증인이다. 왜 그렇게 붙였는지 모르지만 원뜻대로 야수의 추적이라고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이상한가...

요즘엔 홍콩 영화를 개봉관에서 보기 힘들지만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