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블랙 - 인생은 아이스크림같은 것, 녹기전에 드시라

효준선생 2009. 7. 30. 00:40

 

 

 

 

 

이 영화 제목과 몇장의 스틸 사진만 봐서는 흔히 가질 수 있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아는 배우 이름은 하나도 없고 인도영화라니, 그야말로 낯선 기분이 든다.

하지만 보고 나서는 와 정말 잘만든 감동적인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것이다. 그 흔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피가 낭자한 폭력장면 없이도 우리는 충분히 감동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 깔려 있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라고 해도 좋다. 영화의 주인공은 태어나면서 보지도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복합 장애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삶을 꾸려나갔고 그렇게 해서 약속을 지켰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아직도 실리는 지 모르겠지만 헬렌켈러 이야기가 자꾸 떠올랐다. 그리고 그의 곁에 선생님이 있었던 것 처럼 블랙에서도 멋진 선생님이 있다. 자신의 평생을 희생해 가면서도 소녀가 세상을 인지하는 법을 가르쳤다. 하지만 그에게 따라 붙은 것은 치매라고 하는 알츠하이머병.

 

영화는 치매에 걸려 병동에 있는 선생을 찾아오는 신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소녀가 태어날때 모습으로 돌아간다. 어린 소녀는 장애때문인지 제멋대로 행동한다. 아무도 제어할 수 없다. 선생은 강압적으로 혹은 자상하게 그 소녀에게 글자를 가르쳐 주는 것 부터 시작한다.

그녀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선생의 그녀의 백과사전겸 그림자가 되어 주었다. 어느덧 졸업을 앞둔 시점, 동생의 결혼으로 심난해 하는 미셀을 달래주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가게에 들른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기억을 하지 못한다.

낙제만 하던 미셀은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되고 자신의 졸업가운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병원에 간다. 그리고 다시 만난 미셀과 선생...

마지막 조우일지도 모르는 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만약 비슷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주변에 두었다면 이 영화는 그저 감동만 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간혹 눈물이 그렁대는 걸 간신히 참아내야 하기도 했고, 그때마다 나오는 심금을 울리는 배경음악은 그 정도로 고조시키기에 훌륭했다. 특히 장애인 역할을 한 어린 미셀과 성인 미셀의 연기는 대단히 훌륭했다. 그리고 선생역을 맡은 아미타브 밧찬은 실제로 인도의 최고배우라고 한다. 슬럼독밀리어네어에서 어린 꼬마가 명 배우를 보기위해 뛰다가 똥통에 빠졌는데 실제 그 배우가 버로 블랙에 나온 아미타브 밧찬이다.

 

이 영화에는 철학책에나 나올만한 명 대사들이 즐비하지만 그중에 하나 골라 리뷰의 제목으로 달아보았다. " 인생은 아이스크림같다. 그러니 녹기전에 맛있게 먹어야 한다"

 

2005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가 이제서야 개봉된 연유는 중요하지 않다. 좋은 영화는 시간과 상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