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레인 - 다큐멘타리 하나 만들기 무지 힘들군

효준선생 2009. 7. 8. 00:54

 

 

세사람이 보는 방향이 제각각이다.  

 

 

 

 

페미니스트 작가겸 정치 초년병인 아가테에게 접근하는 다큐멘타리 감독과 그의 보조(?) 카림, 아가테는 성공한 여성을 담고자 한다는 부탁을 해오는 카림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러자고 한다. 하지만 달랑 카메라 한 대 들고 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촬영은 자꾸 꼬인다.

한편 아가테의 연인은 졸지에 로드매니저처럼 변해버리고 조금씩 틈이 생긴다. 촬영기간중에 우습게도 감독과 카림은 각각 자신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어가는데 바쁘기만 하고 정치 연설을 준비해야 하는 아가테에게는 남감한 일이 닥친다.

 

벨기에와 프랑스 경계에 있는 언덕에 가서 촬영하기로 한날, 힘들게 올라간 산등성에는 양들이 울고 급기야 카메라 밧데리까지 속을 썩인다. 화를 내며 다시 차가 있는 곳에 와보니 누군가가 뺑소니를 치고 도망가는 바람에 차량은 저만큼 굴러있다. 아가테는 걸어서라도 돌아가겠다고 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린다.

 

프랑스 영화는 예술영화다라는 공식이 진부하게 우리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이유는 대사만 보면 마치 선문답이 이어지는 것 같아 다소 지루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 액션 스펙타클한 장면은 단 한 군데도 없다. 그저 어수룩한 남자 둘과 똑똑한 여자가 벌이는 소소한 일상일뿐이다.

감독겸 여 주인공은 아녜스 자우이와 장클로스 바크리는 실제로 친구같은 부부사이다. 함께 글을 쓰고 영화도 찍고 실제로 배우로 등장하기도 한다. 조금 부럽긴 한데...각설하고 아무래도 이 영화의 아쉬움은 번역에 있어 보인다.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지만 대사가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게 보기에 힘이 들었다. 생뚱맞다고 해야 하나.

 

많은 평자들이 낮지 않은 점수를 주었는지 모르지만 전작(타인의 취향, 룩앳미)들과 비교하면 힘이 딸리는 느낌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