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언노운 우먼 - 사연많은 여인의 모성애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

효준선생 2009. 7. 5. 10:16

 

 

포스터가 좀 더 밝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레나가 남자의 양복을 뉘여놓고 자신의 유일한(?)사랑이었던 그 남자를 떠올리는 장면

 

 

아다처 부인과 떼아 둘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영화 언노운 우먼을 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끝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좋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는 없다. 단지 보는 사람의 취향과 맞는 지가 관건이 된다. 나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로 라고 하는 영화도 많은데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고...

나야 거저(?)보라고 하는 기회가 생겨서 보는 잡식성의 영화팬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류로는 무엇보다 이야기가 되는 영화가 좋다.

 

감독 개인적인 취향때문에 내러티브가 제 멋대로인 영화는 정말 보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언노운 우먼은 감독의 상당한 공력을 갖춘 영화로 볼 수 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편집, 게다가 쉬지 않고 나오는 엔리오 모리코네의 배경음악은 한 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했다.

 

줄거리는 조금 복잡한 편이다. 영화 오픈 시퀀스는 다소 충격적이다. 속옷 차림은 여성들이 마치 도살장에 나온 소고기 덩어리처럼 선을 보이며 정체를 밝히지 않은 남성에 의해 선택된다. 그렇게 뽑힌 여성은 그저 출산을 위해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주인공 이레나는 그곳 출신 여성으로 혹독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그곳을 탈출해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로 온다. 그녀는 보석공예를 하는 아다처씨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상당한 모험을 감행한다. 심지어 그 집에서 자주 해먹는 음식을 알아내기 위해  쓰레기 까지 뒤진다. 우여곡절끝에 가정부로 들어간 이레나는 그 집딸 테아에게 집요한 집착을 한다. 그러나 결코 유괴나 해칠 목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헤어진 모녀의 모습 그것이었다.

 

그녀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포주는 이탈리아까지 쫒아와 이레나를 찾는다. 그는 돈을 벌기위해 아다처 부인을 살해했지만 결국 그 자신도 제명을 채우지 못한다. 사건은 점차 파국으로 접어드는가 싶었는데...

 

영화의 탄탄한 줄거리도 보기 좋았고 진행과정에 마치 예리한 비수처럼 파고드는 이레나의 힘들었던 과거사가 잔인하면서도 섬뜩하게 비춰진다. 혹자는 불편한 시각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건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만행과도 같은 일일것이다. 단지 우리가 외면하고 있을 뿐인데...

 

영화가 시작되고 출연 배우간의 관계 설정이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스릴러 물로 바뀐다. 당연히 이레나는 자신의 딸을 찾아 아다처씨네 집으로 왔을 것이고 결국 어떻게 모녀의 상복이 이뤄질까만 궁금해하지만 결과는 다소 허탈하게 만든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힘이라고 본다. 병원에서 변호사가 들려주는 수사결과에 이레나가 보여주는 행동은 참 인상적이었다. 침대속으로 스르르 잠겨드는 모습.

 

영화의 주인공인 이레나와 과거의 창녀역할의 조지아를 맡은 크세니아 라포포트는 러시아 출신으로 어려운 배역을 위해 대단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쩜 그렇게 몸의 변화 마저도 감행할 수 있었을까. 경이롭기까지 했다. 

 

영화가 끝이나고 친모녀가 아닌 또다른 의미의 모녀가 푸르른 하늘아래서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그르르 맴도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엔딩 크리딧이 올라가는 동안 흘러나오는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보너스...이런 영화는 엔딩이 다 끝나기 전에는 불을 키지 않는 그런 영화관에서 봐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