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펠헴123 - 덴젤워싱턴과 존트라볼타의 투맨쇼 그리고 평면적인 인질극

효준선생 2009. 6. 20. 00:39

 

 

 

 

펠헴123은 뉴욕 지하철을 무대로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물이다. 납치와 협상이 주요 근간이 되는데 잔가지를 모두 쳐내고 성격파 배우인 덴젤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의 이름값으로 버틴 영화로 느껴졌다. 토니 스캇 감독과 덴젤 워싱턴은 페르소나의 그것이며 한동안 악역을 거부했던 존 트라볼타가 다시 악역으로 돌아온 것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지금이야 두 배우 모두 나이가 지긋이 들었고 외모도 중년의 모습을 풍기고 있지만 말콤 엑스에서 보여주었던 덴젤 워싱턴의 지적이고 날렵한 모습과 당대를 주름잡던 아이돌 출신의 존 트라볼타는 정말 대단했었다.


디스코로 대변되는 존 트라볼타의 변신은 충격적이었지만 그의 선택은 훌륭했다. 하지만 계속 악역만 맡게 되는 데 부담을 느낀 그는 더이상 악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영화에 나오는 빈도수도 대폭 줄였다.


영화 펠헴123은 뉴욕 펠헴역에서 1시 23분에 출발하는 지하철 이름을 땄다. 납치범들은 이 지하철을 탈취해 몇명의 사상자를 내고 지하철 주조실에 있는 가버(덴젤 워싱턴)과 협상을 시작한다. 가버는 뇌물 수수죄로 인해 잠시 배차실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그의 탁월한 협상력으로 사태는 조금씩 진정되는 기미를 보인다.


범인의 우두머리인 라이더는 무려 1천달러를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이고 그 시간에 도착해야 인질을 죽이지 않겠다고 윽박지른다.

정해진 시간은 다가오고 가버를 비롯한 경찰들은 애가 타는데...


기존의 블록버스터는 매우 넓은 범위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 영화는 다소 폐소 공포증까지 유발할 정도로 답답한 공간에 머문다. 하지만 펠헴123은 돈을 위해서도,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해서도 아닌 라이더 스스로의 사회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는 중이다.


영화 말미 드디어 지하철에서 나와 세상밖으로 나오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냉혹한 현실일뿐이었다.


인질 대치 영화의 특징은 팽팽한 긴장감과 그 긴장감을 깨는 멍청한 시도들이며 이 영화에서도 여러차례 보여주었다. 협상 전문가와 시장일행들은 마치 교과서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어찌되었던 가버는 뇌물 수수죄에도 불구하고 뉴욕시민을 구한 영웅이 되지만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줄 우유였다.


이영화 매우 흡입력있게 만들어졌지만 범인들이 조금만 더 입체적인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쉽게 당하고 너무 쉽게 자신의 생각을 접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악역으로 분한 존 트라볼타는 스스로 만족했는지는 몰라도 연속해서 나오는 퍼킹만 빼면 전작들과 비교해 너무 나약해 보였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글쎄 좁은 지하철 승무원 좌석에서 그가 보여줄 액션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그의 대머리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