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김씨표류기 - 섬에서 나오면 그들의 희망이 이루어질까

효준선생 2009. 5. 17. 00:48

오늘은 비가 많이 내린 날이네요. 밑창으로 빗물이 새들어 오는 신발때문에 축축한 기분을 아예 즐기면서(?) 돌아다니다 집에 오는 두배로 피곤하네요.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깨보니 1시간 남짓 잔듯...지금 12시가 넘었는데 오늘도 새벽에나 잘 수 있을 듯...

 

영화 김씨표류기는 이미 개봉했지만 개봉전날 마지막 시사회로 보았네요. 9시라는 늦은 시사회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 넓은 극장에 거의 매진 사태가 되었다는...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목을 빼고 봤지만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중의 한편이었습니다.

 

처음 부터 칭찬을 하자니 뭣하지만 영화의 덕목중의 하나가 보고 나서 그래 나도 그럴것 같아라는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현실과 괴리되었다고 해서가 아닙니다. 스크린의 이야기속으로 동화되어 가는 모습에서 이 영화 재미있는데 아니면 재미없는데 하고 평가가 엇갈릴 수 있으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제목으로 쓸 카피문구를 떠올려 봤습니다. " 사람들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섬에서 살고 있다"

 

주인공 남자 김씨는 섬에 들어 갑니다. 우습게도 그 섬은 우리가 출퇴근 시간에 지나쳤을 한강의 작은 섬입니다. 하지만 그안에서 세상 밖은 야수들의 정글입니다. 자의는 아니지만 김씨는 해학적이게도 그안에서 삶의 충일함을 찾아갑니다. 적응부재에서 완벽한 적응 상태로 진화하는 과정은 우리 현대인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원시인에서 현대인으로의 변화를 우리는 진화라고 이름붙였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진행되면 우리는 퇴화, 퇴보, 촌스러움, 피터팬증후군이라는 말들로 하찮게 치부하곤 합니다. 섬안에서의 그의 삶은 지루하고 심심합니다. 하지만 그가 언제부터인가 혼자임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그의 사회성은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강 건너편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여자 김씨 무슨 이유에선지(아마도 사고 후유증이 아닐까 싶은데) 히키코모리가 된 그녀, 자신의 방안에서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엉망인 그녀의 방안에도 나름의 질서가 있습니다. 옷장안의 그녀의 잠자리는 어머니의 자궁처럼 세상에서 가장 안온한 곳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그녀의 세상과의 소통인 인터넷 커뮤니티는 그녀를 배신했고 또하나의 세상밖 관찰 도구인 망원경은 그 남자 김씨와 만나게 해줍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의 단독 샷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이 절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감독이 장치해놓은 도구들이 모두 무엇인가를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물체에 의미를 투영하다보면 웃음이 터지곤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두 명 모두 섬에서 나오긴 하지만 과연 그 둘은 희망이라는 이름을 찾을 수 있을까요?

 

두 배우의 열연은 정말 대단합니다. 전 한강물 단 한방울도 마실 수 없을 것 같은데... 과속스캔들 이후 처음 접하는 마음이 "동"하는 영화 김씨 표류기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소품들은 희망, 소통이런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김씨(정재영)가 짜장면을 만들어 먹기 위해 밀(곡식)을 심고 싹이 나오는 모습을 기다리는 모습...

 

 

오리보트는 그에게 내집의 꿈을 말해줍니다.

 

 

짜파게티 봉지에서도 그는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발견합니다.

 

 

여자 김씨는 은둔 외톨이지만 그녀 역시 세상과의 소통의 끈을 놓치는 않습니다.

 

 

소니 카메라가 저렇게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네요..나도 하나 장만했으면...

 

 

뽁뽁이로 가득찬 그녀의 잠자리...정려원의 안쓰러울 정도로 마른 몸이 배역과 잘어울린듯...

 

 

 


 

 

5월 말 개봉 예정인 마더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