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탈린의 선물 - 힘없는 민족의 비애를 그린 수작

효준선생 2009. 5. 21. 02:10

한 중앙아시아 문화교류의 영상전 프로그램중 하나인 스탈린의 선물은 이번에 개봉된 영화중에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영화였다. 오늘 단성사에 다녀왔는데 월요일날 본 아빠와 함께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였다.

알고 보니 이 영화 작년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다고 한다. 작품성은 출중해 보인다.

우리는 낯선 국가의 영화를 접하면 그 영화의 배경이 마치 현재의 그나라를 묘사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해버리곤 한다. 지금은 아니겠지만 한국영화가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기 시작한 무렵 한국은 여전히 씨받이, 서편제 시대을 살고 있으리란 착각 같은 것 말이다.

 

이영화는 카자흐스탄의 어느 마을이 배경이지만 과거의 회상에 가깝지만 혹시라도 지금의 카자흐스탄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착각을 주지 않을까하는 기우말이다.

 

영화는 한 소년의 회고로 시작된다. 소년은 러시아출신으로 동쪽으로 강제 이주된다. 가족은 모두 죽고 아이 혼자 살아남았다. 강제 이주 과정에서 병으로 죽은 시체를 열차에서 내리던중 그 사이에 아이가 껴 있었고 이를 카자흐 할아버지 카심이 발견한다. 카심할아버지와 다른 가족들과 어울려 살던 그에게는 모두가 새로운 가족이다. 고아들과 어울리고 레베카 아줌마, 예직 아저씨는 마치 중국 문혁때 하방된 지식인들로 묘사된다. 하지만 하급경찰인 불가바이는 이들을 괴롭히고 레베카 아줌마와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하는데...

 

영화는 아이의 시선에서 마지막엔 레베카, 예직의 결혼식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으로 파장을 일으킨다. 카심은 아이를 멀리 보내고 마을은 잠시 평온해진듯 하지만 스탈린 집권시 이 마을 근처에서 핵폭탄 실험을 하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은 송두리채 피해를 입고 만다.

 

아이가 나이가 들어 마을을 찾았지만 그곳엔 마을 사람들의 무덤만 놓여있다.

 

영화 제목이 스탈린의 선물이라길래 스탈린이 피지배족에게 무슨 선물(그것이 부정적인 의미에서인가)을 나눠주는 줄로 알았는데 이 선물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아이가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염소를 스탈린에게 바치며 자신의 부모(이미 죽은)을 풀어달라고 소원하는 것으로서의 선물, 그리고 스탈린이 핵폭탄 실험이라는 엄청난 선물로 피지배민족에 대한 서러움으로서의 선물을 의미한다.

 

아무튼 영화의 울림은 곱씹어 볼 수록 진하게 우러난다. 마치 한국역시 일본에게 시달렸던 그 시절을 연상케 하는...

다시 극장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음.....수작임에 틀림없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사쉬크, 그에게 열차는 외부와 연결되는 기회의 대상이다.

 

 

가운데 보이는 예직과 레베카는 아픈 상처를 안고 있지만 결혼식을 올리는데..이장면이후..예직은 불가바이에 의해 숨을 거둔다.

이 장면을 보니 중국영화 부용진이 생각났다. 그리고 저 수박이 등장할때 고려인이 선물하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카심할아버지와 사쉬카...

 

 

지식청년에서 시골로 전전하며 경찰의 감시를 받는 예지크...그리고 레베카

 

 

아이들의 천연덕스런 연기와 카자흐 최고의 인상파 배우 누르주만 익팀바에프이 맡은 카심 할아버지

이들은 작년 부산에 직접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