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에코 - 이웃에 무관심하면 언젠가 귀신을 만나리

효준선생 2009. 5. 14. 00:35

간만에 공포영화를 보았다. 워낙 비밀스런(?) 시사회였는지라 그리고 내용을 감안해 리뷰를 써야 하나 마나를 고민하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기록한다는 차원에서  적어보기로 한다.

공포영화의 미덕은 짜릿한 공포감을 주되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별로인 공포영화의 공통점은 덮어높고 자극만 주려는 것들이 많다. 깜짝 놀라게 한다고 모두 공포영화도 아닌 것이, 자꾸 비슷한 피범벅 유령이 나오게 되면 후반으로 갈수록 어필하려는 힘이 달리게 된다. 아까 나왔던 거네 하고 말이다.  

 

이영화 단언코 스티키한 공포영화는 아니다. 스멀스멀한 눅눅함이 배가되는...그런 영화가 못된다.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문법은 고사하고 동양적 공포영화의 장치를 몇개 깔아두고 거기에 서양배우 너댓명 세운 형국이다. 도대체 이 데자뷰는 무엇일까...자료를 찾아봐도 아직 한국에 들어오려면 먼 영화인지라 대강의 리뷰도 변변한게 없다. 감독인 얌 라라나스는 이름만 보고는 북유럽의 감독으로 착각했다. 알고보니 동남아...홍콩계...

그 역시 홍콩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모양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마치 80년대 후반 느와르의 뒤를 이은 영환도사 시리즈의 한장면을 연상케하는 신이 나온다. 콩콩 뛰는 그거...

 

줄거리를 말해주면 싱거울 테니 아주 간단하게만...바비는 여친을 구하려다 과실치사로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엄마는 정신병으로 죽었다. 그집에서 살려고 하는데 그집은 이미 귀신이 들어 앉아 있는 모양이다. 바비의 집뿐이 아니라 바로 옆집, 그리고 같은 층 유일한 주민도 죽는다. 그리고 바비가 알바했던 카센터의 사장도 그를 찾아왔다가 지하실에서 귀신들에게 죽고 바비의 여친 알리사도 찾아왔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한다. 도대체 이런일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정답은 우습게도 나중에 한꺼번에 밝혀진다. 잘 이해할 수 없게...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이 일어서면서 그러더군..왜 영화를 만들다 말았지?...러닝타임 98분중에서 사실 귀신들과 전혀 관련 없는 카센터 주인(바비를 도와주려고 많이 애쓴 사람인데...), 이웃집 남자, 그리고 여자친구가 왜 죽거나 크게 다쳐야 했는지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다. 이들이 당하는(?) 장면 약 15분 정도를 빼면 주인공 남자가 집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귀신들과 싸우는 장면들인데 그리고 엄마는 도대체 무엇때문에 죽은 건지...이웃에 대한 무관심때문에??

 

여기까지가 스토리인데...귀신이 폴짝거린 침대위에 발자국, 천장에서 떨어지는 핏방울, 구멍에서 꼼지락 거리는 손가락, 구멍에 손 넣다가 뭔가에 찔려 피가 나는 장면, 쓰레기 통에서 손이 나와 확 잡는 장면, 거리 저편에 귀신이 보였다가 사라지는 장면...동양권 공포물에서 여러차례 다뤄진 미쟝센아닌가.  그냥 이웃집에서 벌어지는 일에도 나몰라라 하지 말고 좀 돕고 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가 보다. 동양출신의 감독은... 그래서인지 미국의 차이나타운도 덤으로 집어 넣었다.

 

배우들은 대부분 신예들이다. 남자 주인공 제시 브래포드는 엽기적인 그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 마이 쌔시걸에 나왔고 여주인공은 전혀 모르는 인물...나머지들도 전혀...오죽했으면 처음엔 유럽권 영화인줄로만 알았을까... 아무튼 2009년 첫 테잎을 끊는 공포영화를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이성친구와 함께 가서 보도록...공포지수..3점, 보다가 중간에 나간 사람이 두명 있던데 설마 무서워서 나간 건 아니겠지?

 

 

 

 

영화 포스터 중의 하나...한국판에서는 다른 것으로 나올듯 하다.

 

 

신예 제시 브래포드가 맡은 바비, 여친의 폭행장면을 목도하고 나서다가 그만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갔다온다.

 

 

그의 뒤로 지나가는 여자...잉...하나도 안무서워...

 

 

그의 여친 알리사 (아밀리아 워너)

 

 

에코?? 왜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까...메아리...반향...극 중간에 특히나 문 두드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도와달라고...

하지만 다들 무심하다. 그걸 말하고 싶었나 보다. 대답없는 메아리... 

 

 

마이쌔시걸(엽기적인 그녀의 할리우드버전)에 나온 제시 브래포드..이 얼굴이 공포영화에 나오다니...

 

 

카센터 주인으로 나온 헥터역할을 맡은 이사람...인상적이다. 찰스와 닮았다. 가운데가 감독 얌 라라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