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타트렉 더 비기닝 - 눈부신 테크닉, 빈약한 플롯, 주제는 우주로?

효준선생 2009. 5. 9. 01:49

트레키라는 말을 아는가?  안다면 당신은 트레키인가? 

스타트렉 더비기닝이 어제 개봉했다. 개봉일에도 시사회를 했으니 이상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행운이다.

소위 말하는 블록버스터로는 오랜만에 접하는 영화인데 하필(?) 앞쪽에 앉아 아이맥스처럼 sf를 봤으니 정신이 다 혼미하다.

 

이 영화 도입부는 섬광이 난무하지만 큰 자극은 기대하기 어렵다. 엔터프라이즈호라는 우주선안에서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데 주인공인 커크의 아버지가 어떻게 죽고 커크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얘기하고 있다.

 

청년이 된 커크는 우주선의 함장으로 간택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식으로 이미 결말을 내려 놓았다. 본인은 그다지 할 생각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런 것을 음전이라고 하나. 다시 말해 커크는 국가(?) 유공자의 아들이 아니던가. 그렇다고 해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우주선 함장을 놓고 출중한 실력의 스팍과 대결을 시키고 결국 함장의 자리를 차지한다는게 웃긴다.

 

스타트렉은 이미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로도 많은 인기를 끈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덜한 편이기도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 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스타트렉 열성팬을 트레키라고 부를 정도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스팍과 커크..누가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이 될까. 뻔하지 않나 준수하게 생긴 백인남성의 차지인것이...

 

 

네로는 왜 그토록 엔터프라이즈호와 불칸족들을 못살게 구나. 헐리웃 영화에서 전형적인 악의 축이 이제는 우주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로 옮겨간 것일까. 이들은 구소련, 베트콩, 이란, 이라크, 쿠바, 북한의 대체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각적 효과는 대단했다. 마치 내가 컴퓨터 게임속에 있는 것 같이 만들었다. 기술의 승리인지는 모르지만...한참보다가 닌텐도 쇼크를 받아 쓰러질까 두려워 눈을 감았다.

 

 

 

 

줄거리를 간추리자면 커크와 불칸족(지구인과 불칸족의 혼혈인)출신인 스팍의 우주선 함장 자리를 놓고 싸우는 선의의 경쟁이 주요한 맥락이다. 이들은 우주선과 불칸족의 행성을 공격하는 네로일당과 맞서 싸우는 공통된 임무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스팍이 앞서나갔지만 결국은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커크의 승리.

 

더 비기닝이라는 부제가 붙은 것 처럼 이 영화는 프리퀄이라고 하는 이미 상영된 영화의 앞선 부분을 나중에 만든 영화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여러차례 울궈먹은 바 있다. 솔직히 스타트렉의 다른 영화를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더비기닝이라고 하나 안하나 마찬가지다. 스팍의 스타일을 얼핏보고 저런 영화 재미없어라고 치부한 적은 있었지만 말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커크지만 동료이자 경쟁자인 스팍도 꽤 매력적으로 등장한다. 요즘말로 하자만 다문화가정(?)출신으로 함장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일등항해사로 자신의 역할을 자원했으며 또 멋진 여자친구도 얻지 않았나. 커크역의 백인 남자배우야 거의 자신의 원래모습으로 출연했지만 스팍역의 재커리 퀸토(이탈리아 계로 추정됨)는 심한 분장을 했야 했음에도 자신의 역을 잘소화해냈다.

 

관객들과 네티즌은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따지면서 바로 이 스팍을 지목하고 나섰으니 행운은 스팍에게...

 

참 이영화에는 한국계인 존 조도 등장한다. 거기에 러시아계인  안톤 옐친도 재미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집고 넘어가야 겠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잘만들어진 sf영화의 신기원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현란한 cg처리와 지나치게 번쩍이는 섬광에 현혹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미국 시나리오 작가들의 머리속엔 대부분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그래서 자꾸 과거로의 회귀, 혹은 다른 세상으로의 탈출, 이런것으로 채워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말해서 지금의 지구는 멸망으로 향해 가고 선택받은 몇명만 기계의 힘에 의해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우두머리는 잘생긴 백인 남성이고...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우리가 스타트렉 더비기닝에 환호하는 이면에는 종교적인 시각, 인종에 대한 편견, 소수민족에 대한 경원, 이런 것들이 뒤범벅되어 깔려 있으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첨단 그래픽으로 치장해 놓은 것은 아닌지...그런 의심이 들게 했다.   

 

 

 

 

이사람이 네로역을 맡은 배우라니...놀랍다.

 

 

이렇게 보니 이탈리안 같지 않은가

 

 

한국계 존조..벌써 서른 여덟인데 상당한 동안이다. 언제가 이사람도 함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