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제독의 연인 - 러시아판 남자의 전쟁, 여자의 사랑

효준선생 2009. 4. 22. 00:31

 

 

 

오래만에 동구권 영화를 한편 보았다.  사전 정보도 없이 덜컥 시사회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멀리 강남까지 행차를 했으니... 햄버거 가게에서 시간될때까지 우두커니 기다리고 있자니 바람이 엄청 불어 금새라도 나뭇가지를 부러뜨릴것 같은 기세.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전쟁신은 생각보다 멋있었다. 마치 입체 게임을 하는 듯한... 앞쪽 좌석에 앉았는데 폭격과 파괴의 전달음이 대단했다. 피규어와 cg처리겠지만 아무튼 시작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간략하게 스토리를 정리하자면...제정러시아 막판 우리의 주인공인 코르차크는 해전에서의 승전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고 승리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부하의 와이프인 안나를 만나게 된다. 뭐, 한눈에 반했다고 해야 하나..문제는 둘다 유부남 유부녀라는 사실외엔...

 

전쟁은 계속되고 코르차크는 연승을 거두며 당시 황제에게 충성을 약속한다.  이로써 러시아의 제독이 된다. 하지만 몇개월뒤 러시아엔 붉은 혁명이 발발하고 나라에 충성하던 장군과 장교들은 졸지에 총살형에 처해진다. 코르차크 역시 잠시 외국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시베리아의 어느 설원에서 러시아의 복원을 기도하는데...안나는 코르차크를 잊지못하고 남편을 버리고 그의 곁에 머문다.

 

전황은 계속 불리하게 되면서 코르차크는 죽을 운명에 처하고 안나는 그렇게 홀로 남게 된다. 

 

줄거리는 몇줄안에 다 써넣을 만큼 단촐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배치해놓은 전쟁신으로 졸 틈을 주지 않는다. 애틋한 애정관계가 영화의 기본 골격임에도 두 배우의 러브신은 거의 없다. 가장 완벽한 장면은 거의 마지막 잡혀가는 코르차크의 짐을 챙겨주면서 좁은 열차안에서 괜시리 번잡스럽게 만든 동선, 그리고 미묘한 감정선을 그저 두손을 꼭 잡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영화를 보면서 남자는 일(전투에서의 승리)가 주, 그리고 안나와의 사랑이 부, 여자는 사랑의 감정이 전부....지극히 동양적인 사고를 견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맨마지막 사형집행관이 유언이 뭐냐고 묻자 안나를 만나게 해달라고 할때 안된다고 하자 그럼 그만둬...라는 표정, 그리고 결국 그는 마지막 유언으로 파리로 간 본처 소피아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한다.....도대체 아내가 몇명이냐고 묻는 사형집행관의 블랙위트..유일한 웃음...

 

영화는 스케일을 크게 잡았다. 바다와 육지에서의 전쟁신, 그리고 tsr(시베리아 횡단 철도)등등...하지만 짤라낸 부분이  너무 많아 보인다. 러닝타임은 120분 가량인데 스틸 사진을 보면 오늘 보지 못한 사진들도 많다.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러시아 영화로는 모스크바는 울지 않는다...이후 처음 본 것이지만 배우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악역이 없다. 웬만한 전쟁영화라면 적국의 대장이나 혹은 배신자 뭐 이런게 나와야 하는데...그런게 없이도 전쟁영화가 된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이 영화는 정통 전쟁영화는 아니지만 말이다.

 

혹시나 하는 말이지만 맨마지막에 나오는 할머니가 바로 안나라는 사실...눈여겨 보기 바란다. 이 영화는 할머니가 된 안나의 회상이니까... 

 

아무튼 원래 개봉타임보다 일주일 정도 뒤로 밀린 모양이다. 요즘 영화가 로드가 걸렸는지 좋은 영화인데도 멀티플렉스에서조차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있으니...

 

다른 이들의 평을 얼핏 보니 불륜을 넘는 사랑이야기 뭐...그렇게 적어 놓았는데..시대가 만들어 놓은 어쩔 수 없는 바람이 아닐까 싶다.

 

두시간 정도 시간이 되면 봐도 좋을 것 같다.^^   별4개...팍 쏜다.

 

 

 

 

코르차크역(콘스탄틴 카벤스키 분)

 

 

안나 역(엘레제베타 보야르스카야)

 

 

함상에서의 전투신, 왼쪽에 서있는 부하가 원래 안나의 남편

 

 

감독 안드레이 크라프추크

 

 

움스크에서 이루크추크로 이동중의 모습..

 

 

함상 전투신(이상 사진들은 영화 홈피와 다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