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작전 - 주식을 소재로 한 잘 짜여진 트릭

효준선생 2009. 2. 15. 00:02

 

운좋게 영화 시사회 티켓을 구할 수 있어서 영화 <작전>을 보았습니다.

영화제목 <작전>은 주식거래에 있어서의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그 세계의 은어입니다.

 

 

 

 

주식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크게 부담을 갖고 대하지 않아도 충분히 영화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내러티브는 좋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주식용어를 백과사전식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적절한 예를 들어 관객이 몰입하게 만드는데 룸살롱에서 있었던 통정거래(정해진 시간에 사고 팔면서 일반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는 수법)에 대한 묘사는 압권이었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전직 철거민 용역깡패 출신인 황종구(박희순 분)는 주식 조작으로 업종전환(?)을 하지만 정작 자신은 주식을 잘모릅니다. 그래서 고교 후배인 증권사 직원 조민형(김무열 분)을 끌여들여 모든 것을 맡깁니다. 물론 그 외에도 재미교포 펀드매니저와 주식방송 해설자등도 끌여들여 한패가 됩니다. 여기에 말려든 사람이 바로 주인공 격인 강현수(박용하 분)입니다. 백수지만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로 주식으로 7천만원을 손에 쥐게 되지만 황종구 일파와 어울리면서 잡일(?)을 맡게 됩니다.


여기에 거의 유일한 여성 출연자인 퍼스널 파이낸스 컨설턴트인 유서연(김민정 분)도 가세하는데 작전주로 선정해 놓은 작은 건설사 사장(조덕현 분)이 제 몫만 챙겨 달아나고 다들 각자 플레이를 하면서 일이 꼬이게 됩니다.


황종구는 재야의 실력가(?) 유박사를 고용해 재 조작을 시도하지만 그의 부하가 그를 죽이고 맙니다. 마지막에는 황종구가 유서연과 강현수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사무실을 치고 들어가지만 결국엔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중간중간 보여지는 미장센은 대단하다고 보입니다. 있는 자들이 돌아다는 설정이어서 그런지 상상하지 못할 만큼 화려한 아랫 세상이 선보입니다. 그리고 폭압적일 정도로 어두운 세상이 과연 존재할 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카메라 워크도 좋습니다. 다양한 표정이 드러나도록 촬영을 한 노고가 보였으며 120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도록 전개도 매우 빠릅니다.


영화는 그저 착하게만 사는 사람이 본다면 매우 불편해 보일 수 도 있겠다는 느낌을 줍니다. 어깨에 힘을 주어야 하고 권력과 돈이 없으며 언제든지 저들과 같은 불법적인 인간들에게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말입니다.


사실 주인공은 박용하로 나오지만 전 황종구역을 맡은 박희순의 느물거리는 연기(헤어스타일도 멋지더군요)와 증권사 직원으로 나오는 김무열의 연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박용하, 박희순, 김민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처음 보는 연기자들인데 그중 김무열과 김준성(교포 출신 펀드매니저역)은 차기작에 따라 앞으로 대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첫 씬으로 나오는 김무열의 모습을 보고는 단역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박용하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쳐서 그랬는지 후반으로 가면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고 박희순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구력만 갖춘다면 성격파 배우로도 합격점을 주고 싶었습니다.

 

 

 

영화 <작전>을 보고 이것을 따라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걱정을 하는 관전평을 하더군요. 글쎄요. 영화를 보고 그대로 따라해서 과연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황종구 같은 막무가내 추진력을 가진 깡패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도 가능할까요? 주식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영화로 보이지만 맨마지막에 박용하는 다시 주식을 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줍니다.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황종구의 마지막말 “안되는 놈은 안돼”이말이 더 와닿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