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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다가스카의 펭귄 - [리뷰] 못할 것 없는 남극신사들

효준선생 2014. 12. 16. 07:30

 

 

 

 

  어떤 영화? 마다가스카의 조연에서 일약 주연으로 신분상승, 스핀오프의 좋은 예. 

 

 

 

인기를 먹고 사는 걸 삶의 원천이라고 믿었다가 하루 아침에 인기폭락하고 대중으로부터 관심 밖으로 멀어졌을 때의 소외감이나 거기에 따른 우울증은 연예인들이 종종 호소하던 바다. 그런데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예를 들어 언제나 인기 폭발인 코끼리나 원숭이 사()에 관람객들이 늘 운집하지만 어느 날 들어온 희귀 동물이 그 인기를 빼앗아갔을 때 원숭이나 코끼리 입장에선 홀가분하다고 여길까 아니면 섭섭하다고 여길까 이런 생각들이 사람들의 막연한 상상이라고 돌릴 건 없어 보인다. 영화 마다가스카의 펭귄에 나오는 사건 유발자로부터 연유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스핀오프라는 검색어가 하루 종일 상위권에 진을 치고 있다. 새로 시작할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 이 단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궁금해하는 모양이다. 원래 스핀오프란 한 작품에서 도드라진 활약을 하거나 인기를 끌 만한 소재를 자체 보유한 캐릭터 한둘을 따로 뽑아내 독립적인 영화를 만들 때 스핀오프 영화라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엑스맨의 울버린이나 반지의 제왕의 호빗, 그리고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등이 그런 예다. 영화 마다가스카는 이미 3편까지 나온 인기 시리즈 물인데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동물들의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특징상 다수의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데 그 중에서 조연격이었던 펭귄을 따로 뽑아내서 이번 영화에 단독 주연으로 삼은 것이다. 만약 이들 펭귄이 나중에 마다가스카에 조인한다는 설정이 들어가게 된다면 그런 경우엔 프리퀄이 될 수도 있다. 호빗의 경우다. 이렇게 스핀오프 영화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시장에 소구하기까지의 과정이 많은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하고 이미 눈에 익은 캐릭터에 새로운 미션을 넣어주는 건 상대적으로 드라마를 구성하는 데 수월하기에 기술적인 측면만 고려하면 되기 때문에 자주 선택되는 것이다. 기존의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에선 이렇게 스핀오프 영화가 새롭게 창출될 가능성이 크다.

 

              

         마다가스카3 편에 나왔던 펭귄 무리들, 이번 영화와 비교하면 약간 거친면이 있다          

 

영화 마다가스카의 펭귄의 시작은 남극이다. 서식지인 남극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만행과 새로운 탄생에 대한 보호심리(나중엔 의부(義父)의 역할로 변함)에서 이들 무리가 떨어져 나와 새로운 세상을 향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기존에 이야기 구조를 갖지 못한 그들 만으로는 이야기 전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바 야생의 펭귄과 대비되어 동물원의 재롱둥이 대형 문어를 등장시켜 이들이 어떻게 악연을 맺게 되었는지, 그리고 추가되는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인간보다 더 날렵한 액션들이 구경거리로 제공되었다.

 

         

 

마리 펭귄을 두고, 각각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심혈을 기울인 듯 하다. 키는 작지만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격인 스키퍼와 참모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는 전략가 코왈스키, 무엇이든지 뱃속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쓰는 능력의 소유자 리코, 그리고 피붙이는 아니지만 열혈 삼촌들 덕분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된 마스코트 프라이빗. 이렇게 4총사의 모험은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지닌 또 다른 팀, 노스윈드 군단의 4총사와 함께 무던히도 자신들을 괴롭히는 옥토퍼스 무리들과 맞서 싸우며 정의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애를 쓴다.

 

 

사실 이 영화를 긴장감 있게 만드는데 일조한 캐릭터는 이들이 아니라 바로 옥토퍼스 무리의 수장인 옥토브레인이다. 과거 펭귄들에게 수모를 당한 일에 복수를 하기 위해 뛰어든 셈인데 그 능력이 악당 인간을 뺨친다. 생김새도 전형적인 악당의 모습을 하고 있고 도대체 그 많은 장치들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건지, 좋은 일에 썼다면 인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찌되었든 그의 이런 비뚤어진 마음씨가 주인공들을 향하는 과정에서의 다소 학대적인 장면이라든지, 혹은 엽기적인 장면들이 속출하는데 그 와중에 제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바로 꼬꼬마 프라이빗이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이 영화 역시 다른 만화 영화가 지향하는 성장기록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펭귄의 눈에 어른들의 싸움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거나 혹은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당연한 법칙의 마음은 이 영화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 관객들의 시선을 따라간다.

 

 

영화를 보면서 혹시 마다가스카에서 나온 스핀오프라고 했는데 성적이 좋다면 이 영화를 통해 또 하나의 스핀오프 영화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느낌도 받았다. 바로 노스윈드 군단인데 펭귄을 돕는 보조적 역할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을 정도의 캐릭터 구축이 잘되어 있다. 참신한 이야기만 따라 붙는다면 불가능한 건 아닌 듯 싶다. 인기배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켄정이 바로 이들 멤버의 목소리를 맡고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마다가스카의 펭귄 (2014)

The Penguins of Madagascar 
9.1
감독
에릭 다넬, 시몬 J. 스미스
출연
장광, 고성일, 정재헌, 엄상현, 하성용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코미디 | 미국 | 92 분 | 201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