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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드 2 - [리뷰] 아무도 대신할 수 없다

효준선생 2014. 6. 28. 07:30





 
    한 줄 소감 : 액션영화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어한 영화, 온 몸이 들썩거린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묘한 곳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곳, 불교와 이슬람교가 만나는 곳, 화교와 원주민이 만나는 곳, 그리고 부와 빈이 만나는 곳이다. 여러 개의 섬으로 이뤄진 도서국가지만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 중에서도 상당한 국세를 가지고 있는 건 가로로 뻗은 지형과 거기서 나오는 상당량의 지하자원들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경제의 한 축은 중국계 화교들의 손에 들어있다.





인도네시아의 호신무술이라는 실랏은 특히 서양인들에겐 호기심을 뛰어넘어 배워보고 싶은 분야가 된 모양이다. 영국 출신의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가렛 에반스는 바로 이 실랏을 소재로 한 다큐를 만들다 이를 토대로 상업영화로 확장시킨 장본인이다. 영화 매란타우를 시작으로 레이드 1: 첫번째 습격과 이번에 개봉하는 레이드 2은 그렇게 어느 서양 감독의 매니악적 관심으로 시작해 만들어졌다.


영화 레이드 1 : 첫번째 습격  -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4061





영화 레이드 1에선 세상에 이런 무술 액션이 카메라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좁은 빌딩 안에 고립된 한 특수경찰의 임무가 소재였는데 총을 난사하는 걸 기본으로 다양한 액션 시퀀스가 등장했다. 그런 기대감으로 본 영화 레이드 2는 이야기의 폭도 넓어졌고 배경이 되는 장소도 다양해져 보는 재미가 더했다. 게다가 거의 맨손 액션에 가까운 주인공 이코 우웨이스의 모습을 보면 이 영화를 보면서 왜 실신한 관객이 나왔는지 이해가 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두 개의 세력이 경제력을 장악한다. 반군과 고토, 후자는 일본 세력이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기들만의 세력을 만들어갔지만 나름대로 서로를 자극하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정세에 반군의 후계자이자 아들인 우초는 또 다른 폭력조직과 결탁, 자신만의 세상을 꿈꾼다. 이런 상황에서 전작에서도 나왔던 경찰 라마에게 새로운 임무가 떨어졌다. 신분을 속인 채 우초에게 접근하라는 것이다. 단기필마로 거대조직에 들어간 그, 죽음의 신이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그곳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주먹을 불끈 쥐는 일이다. 이 영화의 화급한 액션은 후반부에 집중된다.





영화 초반은 라마가 우초에게 신임을 얻기 위해 교도소로 간 상황과 각각의 조직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끔 린치를 가하는 장면들로 각 캐릭터의 편 가름에 익숙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럽다. 하지만 내 편과 네 편이 조금씩 드러나고 전작에선 볼 수 없었던 튀는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부각되는 중반 이후엔 어디서도 보기 힘들었던 액션 시퀀스들이 눈만 아니라 온몸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하나의 장면이 끝나고 나면 바로 이어지는 화려한 액션의 향연 때문에 한숨 돌릴 틈도 없다. 화장실 격투, 교도소 운동장 격투, 자동차 격투, 창고 격투, 주방 격투등 주인공의 액션 뿐 아니라 각각 장도리와 야구방망이를 든 채 목적물을 제거해가는 남녀의 액션도 불을 뿜는다. 





이 영화가 종래의 액션 영화가 갖게 마련인 스토리의 부실함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선택한 설정들은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처한 중간자적인 입장을 적절하게 반영하며 득을 본 케이스다. 반군이 극중에서 일본 세력인 고토에게 일본어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의 아들인 우초가 왜 이나라에서 일본 놈들에게 일본말로 사과를 해야 하냐며 난리를 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게 그냥 영화적 설정만으로 나온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물고 뜯는 살육의 현장에서 결국 어부지리를 얻는 것은 외자이며 만신창이가 되가는 국내경제와 산업 환경에 대한 경고로도 보인다.





아는 배우는 거의 없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 80년대 말 붐을 이뤘던 홍콩 느와르 영화처럼 선전을 한다면 인도네시아 영화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질 것 같다. 잔인하고 강렬하고 비장감마저 들지만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자기 주먹 하나만으로 살아야겠다는 라마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나이의 풍모가 느껴진다. 3편 역시 기대된다. (양진석의 씨네필)






여러 번의 싸움 장면 중에서도 백미로 꼽고 싶은 주방에서의 액션, 최고의 합이었다. 







레이드 2 (2014)

The Raid 2 
8.5
감독
가레스 에반스
출연
이코 우웨이스, 야얀 루히안, 줄리 에스텔, 베리 트리 율리스만, 마츠다 류헤이
정보
액션 | 인도네시아 | 150 분 |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