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녀녀녀 - [리뷰] 그녀들만의 공간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효준선생 2014. 4. 14. 12:00






   한 줄 소감 : 그녀들의 속 풀이 송은 진심이었을까?
 





년 전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가 나왔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놈놈놈이라 줄여서 말하는 걸 듣고는 조만간 년년년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며 아는 사람이 우스개 소리를 했던 게 떠올랐다. 그런데 놈보다 좀 더 농도가 짙은 비하적 어감의 년을 영화 제목으로는 하지 못하고 중성적인 이미지의 녀(女가) 세 번 반복된 영화 녀녀녀가 선을 보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자가 확실히 놈놈놈과는 구분되는 것이 각각의 캐릭터에 어떤 형용사를 붙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세 명의 여자가 가진 공통점은 한 가지 있다. 나이가 서른이고 동창생이라는 점, 그녀들을 구분하는 조건이 이 영화에선 남성과의 관계 정도라는 게 이 영화가 제시하는 테마다.





호텔 오너의 딸이자 더 많은 남자와 자보는 것이 꿈인 연재, 학교 선생이자 친구로부터 자신이 숫처녀라는 이유로 콤플렉스를 지적당해야 하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춘희, 그리고 예식장 플래너로 임자 있는 남자와 사귐으로 코너에 몰려 있는 하은은 고등학교 동창이면서도 서로에게 약간의 시기와 질투 이런 것들을 가진 상황이다.





영화는 경주에 있는 특급 호텔 1203호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주요 골자로한다. 간단하게는 이들이 파자마 파티를 하면서 춘희 30년 처녀성을 놓고 누가 먼저 그 호텔 벨 보이와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놓고 벌이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나머지 두 사람도 다른 공약을 내세우지만 자신의 처녀성을 놓고 자신 보다 4살이나 어린 벨 보이와의 우당탕거리는 소동극이 확실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 중에 한 명은 그의 학교 선생이었다는 사실도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대개의 촬영은 스위트 룸으로 보이는 호텔 공간에서 벌어졌고 시간이 남아돌아 허접한 성적 유희나 즐기는 30대 노처녀들의 한가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남성과는 좀 다르게 여성들에 의해 좌우되는 성적 화두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억압적인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남자가 먼저 나서는 성적 행위라는 건 정상이지만 여자가 먼저 나서서 리드하는 경우엔 뭔가 비정상이라는 시각을 비꼬는 듯 했다.





중간에 외부로부터의 작은 해프닝과 꽃밭에서 성인 남자로서의 쾌락을 만끽하는 아직은 어려 보이는 벨 보이의 음흉한 마음이 들통나며 분위기를 좀 바꿔 보지만 그렇다고 결론이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 누구는 호텔 오너의 딸이라 아무 때나 고급스러운 룸을 쓸 수 있구나 하는 부러움과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의 남녀 관계를 기다리는 게 결코 헛된 것은 아닐텐데 하는 기우가 과연 걱정만으로 끝날 수 있을지 엔딩을 기다리게 했다.





그녀들의 소원 풀이는 과연 원하는 대로 된 걸까? 이 영화를 보는 남자와 여자의 시각은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세 명의 여배우들의 노출에만 관심을 가진다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음에 실망할 수도 있고, 좀 더 매력적인 남자 배우의 부재가 가져오는 덜 팽팽한 긴장감으로 인해 화면을 두 배 속으로 돌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남성 주도적인 성담론이 아닌 여성들의 이야기가 끝내 말초지향적으로 흐른다는 점은 다른 영화들과는 좀 다른 위치에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녀녀녀 (2014)

1.7
감독
한승림
출연
신주아, 구지성, 윤채이, 이영훈
정보
코미디 | 한국 | 94 분 | 201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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