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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폼페이 : 최후의 날 - [리뷰] 세상 끝 날, 당신 곁엔 누가?

효준선생 2014. 2. 22. 07:30





   한 줄 소감 : 거대한 화산폭발 앞에 인간은 한낱 티끌이어라
 





사물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간혹 착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지금의 각 나라의 강역은 예전에도 같을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옛날 로마는 지금의 이탈리아의 수도이니 폼페이 역시 크게 보면 로마제국의 일원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영화 폼페이 : 최후의 날에 배경이 되는 동명의 그곳은 사실 황제가 머물던 로마와는 별개의 지역이다. 그런 이유로 로마에서 온 의원에게 굽실거리며 도시 발전을 위한 예산을 따내기 위해 수모를 당하는 장면도 나오고 여주인공의 운명도 그런 차원에서 다뤄진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는 바람에 화산재와 용암으로 덮인 전설의 도시 폼페이는 역사서에서 마치 로마제국의 분수를 모르는 사치향락에 대한 신의 본보기처럼 인식되었지만 그저 자연재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그 당시 사람들의 마인드에 관련이 될 뿐이다. 미리 대처를 했다고 해도 인명 피해를 줄였을 뿐이고 도시 자체의 궤멸을 막을 뚜렷한 대책은 누구였어도 내놓기 힘들어 보였다.





어마어마한 불기둥과 대포처럼 터져 나오는 돌덩이들이 폼페이 시민들을 덮칠때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 세상의 종말이 온 것은 아닐까 싶었을 것 같다. 그 어디로도 빠져나갈 수 없는 고립무원의 세상, 나름 잘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삶의 터전도 사랑하는 가족들도 다 잃어버린 그들에겐 차라리 목숨이란 한갓 부질없는 연민일 수도 있었다.





이런 아수라장 같은 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는 이유만으로 화산 불길을 뚫고 여자를 구하러 직진하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가 된다. 사실 이 영화를 재난 영화로만 그렸다면 한 시간이면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켈트족 출신의 한 아이가 겨우 살아남으며 세상을 이기는 법을 터특하고 생존해왔다는 에피소드와 인력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화산과의 대치는 사실 무기력해보이기까지 했다.





화산폭발이라는 재해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도망일테고 그걸로 이 영화의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자체가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기에 앞 부분에선 엉뚱한 흑인 노예와의 우정이나 로마로부터 온 어느 정치인의 거들먹거림을 삽입해 정의는 재해 속에서도 살아 있음을 설파하지만 차라리 로마로 부터의 자유를 꿈꾸던 폼페이 사람들, 그리고 노예로 죽을 날만 기다리던 그들의 대탈출을 그려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런 추정이 가능한 이유는 설마 단 한사람도 살아나지 못했을까 싶은 역사적 사실을 의심해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원후 79년에 화산이 폭발한 뒤 수백 년이 흐른 뒤에서야 그것도 아주 우연히 자신들이 밟고 서있는 땅 밑에 셀 수 없이 많은 인간화석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건 미스테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폼페이는 사라졌지만 베수비오 화산은 여전히 살아있다. 시간이 흘러 화산 주변엔 다시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으며 그들에겐 폼페이의 사건이 전설처럼 전해질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만약 다시 한번 화산 폭발이 일어난다면 과연 당신 곁엔 누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지 않을까   





이 영화는 2D와 3D로 개봉 중이지만 가급적이면 3D관람을 추천하고 싶다.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탓도 있지만 화산 폭발과 맞물려 폼페이 사람들을 향해 떨어지는 화산재와 건물 붕괴 장면들이 무척 실감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폼페이: 최후의 날 (2014)

Pompeii 
8.3
감독
폴 W.S. 앤더슨
출연
킷 해링턴, 에밀리 브라우닝, 키퍼 서덜랜드, 캐리 앤 모스, 파즈 베가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독일 | 104 분 | 201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