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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턱 인 러브 - [리뷰] 내가 좋아서 하는 사랑

효준선생 2014. 2. 19. 07:30





  한 줄 소감 : 사랑 방식에 정답은 없음을 재차 확인시켜주다
 





화 스턱 인 러브를 풀면 ‘사랑에 반하다’. ‘사랑에 빠지다’ 라고 해석이 된다. 영화에서 사랑을 하는 세 쌍의 커플, 모두 한 가족이다. 그 중심엔 아버지가 있다. 예전 베스트 셀러 한 편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는 한 때의 실수로 아내와 결별한 상태고 남매와 함께 살고 있는 돌싱이다. 하지만 식사 시간에 늘 아내의 자리를 마련해두고 남매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대학생은 장녀와 고등학생인 아들, 둘 다 문재(文才)가 있어 세상의 주목을 받을 만 하지만 그들에게 현재 필요한 건 사랑이다. 장녀의 사랑은 노골적이다. 남녀간에 밀당은 필요없고 자고 싶으면 그냥 해치우자는 식이다. 그리고 남는 건 사랑이 아닌 일회성 만남이라며 쿨하게 잊곤 한다. 하지만 남동생은 좀 다르다. 뽀얀 피부의 급우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그녀에겐 이미 애인도 있고 그 나이게 벌써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는 남동생은 우연한 기회에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다.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건 더욱 애매하다. 이미 헤어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도 없지 않는 것 같지만 헬스 트레이너와 만남은 그저 성욕을 해소하는 순간인건지, 아니며 다음 인연을 만들기 위한 수순인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각자의 사랑방식에 대해 자못 쿨하면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을 견지하지만 공통적으로 타인의 사랑에 대해 노골적으로 간섭하거나 막아서지 않는다. 우리와는 정말 다른 모습들이다.





아직 미성년자인 아들이 여자친구와 한 방에서 자는 것도 별로 개의치 않거나 큰 딸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지에 대해서도 그렇게 간섭하려 들지 않는다. 아니 자신의 행실에 대한 반대급부적인 미안함 때문은 아니지 궁금했다.   





사랑방식에 정답이 없다. 서로의 마음에 이끌리면 사랑으로 급변하는 거고 같이 있어도 심드렁한 상태가 되면 차라리 헤어지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며 어느 소설에 적힌 감상에 비유해 전달한다. 사랑이 식으면 정으로 산다는 말에 대한 강력한 부정이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들 역시 그런 오래된 정석에서 결국은 벗어나지 못한다.





이 가족의 사랑이 한 참을 우회하고 나서야 제 자리로 돌아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 중심엔 사랑 방식에 대한 몰이해가 아니라 그 어떤 짓을 해도 가족이라는 사실은 변한 게 없다는 집요한 연결고리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동력은 세 사람의 공통점인 글 재주였다. 자기 이름으로 처음 책을 낸 누나와 동생이 긁적인 수준의 트리트먼트가 우연하게 당대의 흥행작가의 눈에 들어 직접 격려의 전화를 받는다는 설정은 자신을 수정작가(남이 써놓은 원고를 윤색해주는)라며 자조하는 아버지의 그림자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영화는 강력한 가족 영화다. 청소년이 보기엔 다소 난감한 마약 흡입이나 미성년자들의 음주, 그리고 다소 과격한 파티장면들이 등장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따뜻한 시선이 오고간다. 언밸런스한 케이스지만 이들이 살고 있는 시골의 작은 집을 떠올린다면 이 영화는 결코 막장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앉는 모습을 보니 이들의 사랑은 독특하면서도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얼마 전 본 영화 하드데이에서 인상적인 딸로 나온 리아나 리베라토가 동생의 여자친구로 나온다. 왕년에 청순미모를 자랑하던 제니퍼 로렌스와 릴리 콜린스가 외모상으로 제법 모녀같은 분위기를 내는 것도 이채롭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스턱 인 러브 (2014)

Stuck in Love 
9.5
감독
조쉬 분
출연
릴리 콜린스, 로건 레먼, 제니퍼 코넬리, 그렉 키니어, 냇 울프
정보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97 분 | 201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