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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 - [리뷰] 새로운 세대를 영접하라

효준선생 2014. 2. 18. 07:30






   한 줄 소감 : 아이들에게 비주류 사회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다
 





음집을 뜻하는 이글루에서 사는 북극권 원주민을 한때 에스키모라 부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서양인들이 그들이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붙인 비칭(卑稱)임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은 스스로를 인간이라는 의미의 이누이트(이뉴잇)이라고 부르기에 거기에 따라 불러주는 것이 옳다. 늘 영하권의 날씨 속에서 혹한을 견디려면 상당한 양의 육식을 취하는 건 맞다. 불을 피워 화식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식을 한다. 지금은 정주생활을 해서 예전처럼 이글루에서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외부인의 눈에 그들의 삶은 분명 독특한 면이 없지 않다.





애니메이션 영화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은 바로 이들, 이뉴이트의 한 부족의 생활을 끄집어내서 공동체 생활의 중요성과 새로운 세대에 의한 혁신을 이야기 하고 있는 캐나다 영화다.





다소 마이너 성향의 주제와 낯선 필치의 그림이 어색하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우리와 조금 닮은 듯한 면도 보인다. 둥글넙적한 이목구비와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존중, 장유유서의 사고등 크게 모나지 않는 생활상이 그렇다. 어느 공동체든 변화하지 않으면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들도 마찬가지다. 족장보다 주술사의 말을 신봉하고 있고 탐욕스러운 그의 말과 행동거지를 탓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당연히 이에 맞서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이디야와 친구들이다.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연출진들은 실제 이누이트들의 전설과 생활습관들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했다고 한다. 여전히 유효한 토테미즘 신앙과 정령을 신봉하는 것들, 그리고 자연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작은 존재임을 자각하는 태도등이 잘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이젠 좀 달라져야 그들도 존재할 수 있음을 신세대 3총사의 모험담으로 보여주고 있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 다른 부족민들도 각성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셈이다.





동물은 이들에겐 중요한 에너지 원이다. 물범이나 백곰, 그리고 북극에서 자주 보이는 동물들은 같은 공간을 나눠 사는 친구처럼 보이지만 일용할 양식이 되기도 하며 이렇게 사냥한 것들은 모두가 나눠 먹어야 하는 생명줄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동물들이 모두 사라지고 먹을 것이 부족한 그들에겐 성지나 다름없는 샤리라에 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빠진다. 그리하여 주술사의 능력을 가진 이디야와 족장의 아들 푸툴릭과 그의 여자친구 애픽이 나서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봐 갖가지 재주를 부리며 이들의 여정을 방해하는 늙은 주술사의 농간에 이들은 여러차례 죽을 고비를 맞이하면서도 끝내 샤리라에 도착한다는 줄거리다. 대부분의 러닝타임은 이들이 험로를 뚫고 샤리라로 가는 도중에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는데 할애하는데 출발때와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은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의젓함을 보인다. 아마 한곳에서 생활하며 풍족한 생활만 했다면 얻을 수 없는 큰 경험인 셈이다.





어느 조직이든지 새로운 피에 대한 수요는 필요하다. 기성세대의 기득권으로 근근히 버티는 조직이나 사회는 정체될 수 밖에 없다. 통큰 양보와 다음세대를 길러내는 것도 그들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를 단순히 먹을 것을 찾으러간 세 명의 청년의 모험을 그리고 있는 애들 만화라 하지 말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반면교사의 계기를 얻었으면 한다. 낯선 이누이트의 생활도 배우고 더불어 사는 것의 소중함도 일깨워 주는 등 아이들에게도 상당히 교육적 가치가 있는 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 (2014)

The legend of Sarila 
10
감독
낸시 플로렌스 사바드
출연
장민혁, 윤세웅, 최정현, 탁원제, 전진아
정보
애니메이션 | 캐나다 | 81 분 |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