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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 [리뷰] 아기공룡 파치가 이만큼 자랐어요

효준선생 2013. 12. 19. 07:07

 

 

 

 

 

 

   한 줄 소감 : 공룡 역시 인간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커간다. 단, 몇 십배로...

 

 

 

 

 

핏보면 코끼리를 닮은 듯한 체형에 넓적한 각반(角盤)을 가지고 있는 파키리노사우루스가 영화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의 주인공이다. 이름이 꽤나 어렵고 종래 많은 공룡영화에서 접해지 못했거나 혹은 조연급으로 등장했던 것에 비하면 전격 승진을 한 셈이다.

 

 

 


어린 공룡 파치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가 가져다 준 음식물을 먹고 우연한 기회에 정글로 들어갔다가 그의 심볼이라 할 수 있는 뿔 옆의 구멍을 얻고 난 뒤 그의 인생관은 다른 공룡들과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파키리노사우르는 거대한 몸집과는 달리 초식동물이라는 점에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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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코 현대사회는 파치가 죽을 뻔 했던 정글과 비슷하다. 혹자는 정글자본주의라고 까지 말한다. 이 영화가 어린 초식 공룡이 부모를 차례로 잃고 의지했던 형마저 난관에 봉착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실상 우리들 서민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작은 가게를 하나 해도 주변의 대형 프랜차이즈에게 밀려 폐업을 하고 마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대기업의 종속될 수 밖에 없는 벤처기업의 운명들이 파치라는 캐릭터에 제법 잘 어울린다.

 

 

 


이들 공룡의 이야기는 허구에서 출발한다. 우연히 발견되는 공룡의 화석들, 개중엔 모양이 생생한 치아나 뼈등도 보이지만 그것만으로 공룡시대의 이야기를 마치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짜맞춘다는 건 다큐도 아닌 이상 현실적이지도 않고 재미도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소구할 수준의 생존기록을 담아 현존하지 않는 거대 생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수 천만년전 지구의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는 기회를 준다.

 

 

 


이들이 초식공룡이라는 건 육식공룡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로 등장하는 녀석들로는 고르고사우루스며 파치의 저항심도 이들과의 응전에서 비롯한다. 사실 파치가 어렸을때부터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건 아니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적들로부터의 경계, 그런 이유에서인지 부모 공룡들도 자식 하나 둘 없어지는 것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시 말해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했다. 형으로 나오는 스카울러도 마찬가지다. 동생에 대해 이상스럽게도 거리감을 두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또 하나의 가족영화다. 고르고사우루스를 비롯해 당시로서는 천재지변이라 할 수 있는 천둥 벼락에 의한 화재등으로 가족 구성원을 잃고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딱 맞는, 언제 육식공룡의 공격이 있을지 모르는 환경에서 이들은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제 몸을 희생한다.

 

 

 


동물 영화에서 어린 생명체의 성장기는 주요한 테마다. 장소만 밀림인지, 정글인지 혹은 해양 속 인지가 다를 뿐이다. 어렵사리 살아나는 과정을 통해 전과는 다른 용기와 결단력, 그리고 한결 장대해진 몸짓을 자랑하며 어느새 그룹의 리더가 된 모습들. 비록 함께할 가족의 태반을 잃은 뒤라 해도 이들에겐 새로운 세대를 끌고 나갈 새로운 가족이 곁에 있게 된다.

 

 

 


어찌보면 다소 구태의연한 설정임에도 이 영화가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은 바로 볼거리다. 쉽게 보기 어려운 공룡을 소재로 하고 그들의 박력있는 싸움장면들은 객석까지 진동을 준다. 공룡 자체에 대한 묘사도 한층 발전했을뿐더러 배경이 되는 장면들도 구경거리가 된다.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들도 장쾌하다.

 

 

 


초식동물은 육식동물 앞에서 고양이 앞에 쥐같은 신세일 수 밖에 없다. 도망치거나 움직이지 않고 죽은체 하는 수밖엔 없다. 그런데 이 영화 말미에 반대로 파치와 일행들이 고르곤사우르스에게 대드는 장면이 나온다. 그럴 수 밖에 상황이지만 그게 가능했던 건 함께였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의 힘만으로는 그들의 날카로운 이빨을 견딜 재간이 없지만 무리를 지어 견고하게 방어를 하니 그들로 제풀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어린 시절 하마터면 죽을 뻔 했던 고비를 넘기고 훈장처럼 남은 뿔 옆의 구멍이 필살기처럼 사용할 때의 통쾌함이 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방학선물로, 지금은 비록 약자일 뿐이지만 언젠가는 승자가 되고픈 어른들에겐 이 영화 관람이 기분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 (2013)

Walking with Dinosaurs 3D 
9.4
감독
닐 나이팅게일, 배리 쿡
출연
이광수, 배한성, 저스틴 롱, 찰리 로우, 앵거리 라이스
정보
액션, 가족 |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87 분 | 201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