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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는 배우다 - [리뷰] 컷이라는 소리에 희열을 느끼다

효준선생 2013. 10. 25. 07:28

 

 

 

 

 

 

   한 줄 소감 : 배우에 다루고 있지만 감독이 본 "배우들이란 참으로..."였다.

 

 

 

 

 

 

록 오늘은 단역이지만 내일은 스타가 되고 싶어 이를 갈고 사는 수많은 청춘들, 누군가 알아봐주었으면 좋겠고 그런걸 누군가에게 자랑도 하고 싶지만 모두가 스타가 될 수 있다면 스타는 존재할 수 없다. 스타는 스타를 받쳐주는 조역(助役)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럼 스타탄생은 아무나 꿀 수 없는 꿈일까

 

 

 


준비해온 자만이 성공을 거둔다고 하는데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안 되는 놈은 안 된다고 믿는다면 결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는 진리를 그는 알고 있다. 작은 연극 무대에 오르지만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는 상대 배우의 대사는 물론이고 콘티에도 없는 대사와 행동을 일삼는다. 심지어 무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일쑤다. 하지만 스스로는 믿고 있다. 연기란 분위기에 빨려 들어가는 거라고, 그리고 그 장면을 눈여겨본 한 사람이 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는 상당히 거칠고 발칙하다. 극중 여러 차례 등장하는 영화 속 영화 만들기의 장면과 오영이라는 젊은 남자 배우의 ‘워너 비’ 같은 행동을 주목함으로써 우리가 표피적으로 알고 있는 스타의 뒤안길을 보여주려고 애를 쓴다.

 

 

 


김기덕 감독은 이 영화의 기획과 제작자로 나서고 최근작 러시안 소설을 통해 주목받은 신연식 감독을 내세워 독특한, 자신의 체취를 가급적 빼냈음에도 역시나 하는 느낌을 준 이 영화를 만들었다. 배우란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영화 속에서 가장 전위(前衛)에 나서 연기를 하는 자(者)이지만 같은 배역이라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오곤 한다. 특히 현장과 즉시적으로 호흡을 해야 하는 연극은 보통 멀티캐스팅을 하는데 특정 배우가 나올 때만 찾아가는 관객이 이를 말해준다. 이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에 같은 연극 장면이 나오는데 내용과 무대는 같지만 배우가 달라지면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건 아이돌 가수 출신인 이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노래를 부를 땐 개인의 끼가 거의 부각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선배 예능인에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당당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은 각오를 단단히 한 것 같았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 자체의 역동적인 힘, 그리고 영화 속 영화 역시 액션이 주가 되는 터라 젊은 그가 보여줄 공간은 확실히 넓어 보였다.

 

 

 


일개 단역에서 시작해 매니지먼트를 통해 일약 라이징 스타가 되고 거기서 오는 차이를 마치 오로지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오는 불일치를 견디지 못한 채 조금씩 주저앉는 모습의 그는, 외부에선 잘 알지 못했던 연예계의 뒷모습과 흡사할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몇몇의 특별(우정)출연 배우들이 등장해 주인공 오영을 비행기 태우거나 혹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장면들이 일인극이라는 단조로움을 피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마동석의 존재감은 그 상황에 어울리는 배경음악과 맞물려 일촉즉발의 팽팽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기고만장했던 어린 스타에게 그 바닥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함께 등장하는 여배우들의 포지션은 몇 장면을 통해 오용을 받쳐주는 들러리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에 몰릴 수 밖에 없는, 배우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모멸감등도 담겨져 있다. 남자 배우 오용에 버금가는 여배우로서의 애환이 오용의 에피소드와 맞물려 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오영이라는 캐릭터를 비단 연예계에서 뜨고 싶어 안달이 난 한 젊은이로만 한정할 수는 없다. 수많은 청춘들은 하고 싶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정글같은 생존계에서 죽도록 얻어맞는 한이 있더라도 성공이라는 달콤한 과실을 따고 싶은 이 시대 청춘의 대표 아이콘이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결코 혼자의 힘으로 불가능한, 이 영화에 나오는 여러 매니저와 기획사 사장, 그리고 정체불명의 스폰서들의 모습에서 언급되듯 기성세대들의 쳐놓은 竹의 장막을 과연 뚫고 나갈 개체는 얼마나 될까 그는 이 시대의 슬픈 초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배우는 배우다 (2013)

Rough Play 
8.2
감독
신연식
출연
이준, 서영희, 신효, 민지오, 서범석
정보
드라마 | 한국 | 98 분 | 201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