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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밤의 여왕 - [리뷰] 아내의 리즈 시절이 궁금한 남편에게

효준선생 2013. 10. 20. 08:30

 

 

 

 

 

 

   한 줄 소감 :  알아도 그냥 모른 척 살면 되는 것을...

 

 

 

 

 

랑해서 결혼까지 해서 내 여자가 되었지만 어쩐지 점점 수상하다. 청순한 모습에 반했건만 결혼 전 찍은 사진만 봐서는 많이 놀았던 것 같기도 하고 이 남자 요즘 골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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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시절 쫀쫀하게 살았던 그에게 반쪽이 생겼다는 건 그녀 역시 걸맞는 배우자일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알바를 할 정도면 생활력도 강할 것이고 남자 손님들이 줄을 서는 걸 보면 어디다 내놔도 욕 먹을 것 같지 않다. 한국 남자들의 일반적 사고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을지 몰라도 영화 밤의 여왕에 나오는 주인공 영수는 돌 맞기 딱 십상인 철없는 남이다.

 

 

 


영화 초반에 영수의 행동거지는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킬 동안 외모에 여자아이들이나 할 법한 쿠폰 모으기 신공등을 보여주는데 반대로 여자들은 그런 남자에게 남자답지 못하다는 딱지를 붙인다. 쩨쩨한 남자와 통큰 남자의 경계선이 영수에겐 잘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하기사 천하의 이효리가 어떤 이유로 싫다고 하는 그인 걸 보면, 까딱하다가는 총각귀신 신세도 면치 못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혼을 했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여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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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결혼을 했는데 배우자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여성 월간지 등에서 수도 없이 다뤄진 리서치 내용이고 결론도 대략 감은 가지만 세부적인 이야기를 듣고는 대개는 혀를 끌끌 차게 마련이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하면서 두둔하기도 하고, 세상 말세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 3자와는 달리 당사자들은 고민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설마 이혼까지 생각한 건 아니겠지.

 

 

 


영화 밤의 여왕은 아내의 과거에 대한 심각한 의심과 오해로 인해 한 남자가 보여줄 수 있는 몇 가지 행동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그 의심의 일부가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그게 헤어짐의 빌미가 되기엔 그동안의 사랑이 너무 아깝지 않나라고 반문하는 것 같다.

 

 

 


영수가 아내 희주를 의심하게 된 사연은 옛날에 찍은 묘한 포즈의 사진 때문이고, 게다가 산부인과 의사, 친구들에게 들은 되도 않는 소리때문이다. 즉, 두 가지 건에 대해 그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건데, 총각 시절 그의 행동을 감안하면 그럴만도 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아내의 순결을 의심하며 자신의 이상한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거나 마치 자신이 속아 결혼한 거라며 억울해 하는 영수와 같은 科 남성들에게 이 영화의 결말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될 것 같다.

 

 

 


영수와 같은 회사 직원이 처음 이런 말을 했다. “예쁜 여자, 나중에 다 얼굴값 한다” 이 말의 속내는 무얼까 예쁜 여자를 얻기 위해 남자가 기대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기대하는 것 보다 크거나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 부분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영화는 마치 파국적 결말이 대부분인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에피소드 두세 개를 끌어다 이야기를 펼쳐 놓고 있는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이들이 소원했던 관계를 다시 회복할 것임을 의심할 필요는 없는 분위기다. 앞부분에서 관객들조차 의심하게 만든 몇 가지 정황들이 다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중한 결혼 생활을 파탄낼 만큼 흠결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소 20여년 넘게 각자의 가치관과 생활영역에서 살던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며 살다가 홀연 이 남자의, 이 여자의 과거가 궁금하거든 혼자 소설을 쓰되 결코 상대방에게 묻거나 하지는 말라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했던 과거지만 이젠 그것조차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기억의 끝자락에 있을 뿐임을...

 

 

 


요즘처럼 각종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에 의해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얼추 나오는 개인 사생활의 홍수 속에서 과거를 들킬 위험이 너무 커져 버렸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얼른 과거를 지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사랑함에 있어 과거 보다 현재가 중요한 건 미래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밤의 여왕 (2013)

8.1
감독
김제영
출연
김민정, 천정명, 김기방, 이미도, 이주원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13 분 | 2013-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