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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쟁과 한 여자 - [리뷰] 이들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효준선생 2013. 9. 20. 08:05

 

 

 

 

 

  한 줄 소감 :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은 끝이 있을리 없다

 

 

 

 

 

본에 의해 저질러진 전쟁의 끝자락에서 전쟁과는 하등 관련이 없는 민초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영화 전쟁과 한 여자는 크게 두 부류의 인간을 등장시키며 국가가 자행한 침략전쟁 속에서 개인이 겪어야 하는 참담한 실상을 고발하며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

 

 

 


작은 식당을 하며 간혹 몸도 파는 여자, 어려서부터 가난 때문에 아버지에 의해 사창가로 팔려간 그녀, 하루에도 십수 명의 남자를 받아야 했고 그 때문에 지금은 정상적인 남녀관계에서도 불감증 환자로 남았다. 조만간 전쟁이 끝날 거라는 소설가의 말에 남은 여생은 그와 함께 하기로 한 여자. 하지만 둘 사이의 서먹한 남녀 관계는 개선되지 않는다.

 

 

 


참전하고 돌아온 자신에게 남은 건 오른 팔에 씌워진 의수, 상이군인이 된 남자는 발기부전을 앓고 있다. 전쟁의 후유증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어느날 우연히 목격한 강간의 현장에서 그는 몸에 이상반응을 느끼게 된다. 그 이후 쌀을 살 수 있다며 부녀자를 산 속으로 유인하고 폭행등,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이 영화에서 성(性)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시절에 인간임을 확인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본능으로 치부된다. 그것이 정상적이든, 혹은 왜곡된 현상으로 보이든 그들은 성에 대한 집착만이 숨을 쉬고 살 수 있음을 확인할 뿐이다. 도덕적 잣대로 그들을 재단할 수 없을 만큼 파괴된 전쟁의 후유증은 그들을 괴롭히고, 상대적으로 나약할 수 없는 여성은 을(乙)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 이유로 입을 덜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딸은 사창가로, 아내는 자식과 남편에게 먹일 쌀을 구하러 자신의 몸을 내놓는다. 전쟁이 끝나면 모든 것이 예전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건 착각이고 오산이다. 얼마 남지 않은 것들은 파괴되고, 그로인해 인성만저도 피폐해졌다. 간신히 목숨은 부지하고 살아남았지만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

 

 

 


연쇄 살인범으로 체포된 남자가 취조 과정에서 이런 말을 한다. 도조 히데키가 1급 전범이라면 천황은 왜 여태 살아있냐고. 그리고 나서 역설적으로 천황만세를 외친다. 전쟁이 끝난지도 어연 60여년이 넘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반성해야 하냐고 따져 묻는 이웃나라 섬사람들의 위정자들에게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성애장면의 반복적인 등장이 거슬리지만 그들의 흔들림없는 동공을 보노라니 그들의 행위는 사랑의 열정이 아닌 공허하기만 한 일상의 습관적 행동이라는 느낌이다. 혼혈아를 낳겠다는 다짐을 버리고 일본아이를 낳겠다던 여자의 혼잣말이 씁쓸하게 들린다. 일본의 오늘과 비교하면서 보면 의미가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전쟁과 한 여자 (2013)

The War and a Woman 
6.8
감독
이노우에 준이치
출연
에구치 노리코, 나가세 마사토시, 무라카미 준, 에모토 아키라, 타카오 사키코
정보
드라마 | 일본 | 98 분 |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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