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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이 되고 싶은 남자 - [리뷰] 스트레스가 만든 어느 부부 클리닉

효준선생 2013. 8. 7. 21:00

 

 

 

 

 

   한 줄 소감 : 교묘하게 현대 중국이 가진 사회문제를 꼬집는다

 

 

 

 

 

 

남자가 목을 죽으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다 못해 준수하다. 거짓부렁으로 그러는 거 같지만 이웃 집 남자에 의해 겨우 살아난 뒤의 그의 모습은 자못 진지하다. 누가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었을까?


영화 영웅이 되고 싶은 남자는 케빈 스페이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홍콩 배우 吳彦祖(다니엘 우)가 주연이다. 서른 즈음의 남자는 지금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뭔가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특수 재활기계를 만드는 회사의 엔지니어인 그는 최근 개발한 제품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생겨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고, 지방방송국 피디인 아내는 툭하면 출장에 요즘들어 신경질만 잔뜩이다.

 

 

 


하지만 그의 죽음 시도가 이 정도 일로 설명되는 건 아니다. 그는 겨우 몸을 추슬러 직장에 가보지만 여자 상사는 묘한 눈빛으로 이런 저런 일을 시키고, 동료들도 마뜩치 않다. 하지만 그를 힘들게 하는 건 정작 따로 있었다. 그리고 울적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고, 그게 쌓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병이 생긴 탓이다.


이 영화는 마치 신경과 진료실에 와 있는 환자를 들여다 보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이웃 집 남자인 케빈 스페이시는 무슨 생각으로 남자를 도우려는 것이며, 극이 진행될 수도 그의 정체성도 알 수가 없다. 과연 그는 도우미인지,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 모호하다.

 

 

 


모호한 것 더 있다. 그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다는 상황하에서 자꾸 공포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이다. 그의 눈에만 보이는 남자, 머리는 좀 벗겨지고 넉살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의 말을 100% 안믿기엔 너무 멀리 와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중국 사회문제가 적지 않게 다루고 있다. 실제로 일어났던 임산부 불량 엽산제 문제와 사람이 먹는 두부에다 간수가 아닌 싸구려 화공약품을 첨가해서 만들었던 화제를 접목시켰다. 마치 그들을 단죄하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도 되는 양 그는 히어로 행세를 했지만 한 꺼풀 벗겨내면 더 이상 불량식품을 근절하고픈 중국인의 마음을 대신한 것이다.

 

 

 


영화 후반부엔 남자가 마치 정신병자라도 된 것처럼 행동을 하고 알고보니 그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과거 있었던 아이문제가 결부되면서 꼬였던 실타래가 하나씩 풀려나간다. 오해와 이해부족에서 벌어진 일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체불명의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이 영화의 중국어 원제목은 形影不離다. 즉 원래 형태와 그림자는 따로 놀지 않는다는 말이다. 문제의 근본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결국 당사자가 똑바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말로 해석되는데, 그에게 영웅이 되길 권했던 남자가 제 안에 있는 또 다른 자아라면 굳이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말로 들린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영웅이 되고 싶은 남자 (2013)

Inseparable 
10
감독
다얀 엉
출연
케빈 스페이시, 오언조, 염니, 공배필, 피터 스토메어
정보
코미디, 스릴러 | 중국 | 97 분 | 201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