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잭 리처 - 헐, 톰아저씨는 못하는게 없네요

효준선생 2013. 1. 10. 07:30

 

 

 

 

 

  한 줄 소감 : 치고받는 무자비한 싸움극인줄로 알았는데 머리를 써야 이해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일당백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라 하겠다. 스페인 특공무술을 구사하는데다 꽉 막힌 듯한 난제도 술술 풀어나가는 추리능력까지, 노련한 경찰도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실력파 해결사, 바로 영화 잭 리처의 주인공이다. 물론 극중 그의 이름은 따로 있지만 믿을 수 없다. 편하게 잭이라고 부르자. 그가 영화 전면에 등장한 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야구팀의 홈구장이 보이는 엘러게니강변의 도심 공원, 한 순간에 5명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뒤다. 강 건너편 빌딩 옥상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에 의해서였다. 용의자는 쉽게 잡혔고 그는 잭 리처의 이름을 댄다. 잭 리처는 대체 누구인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남자, 이메일도, 은행계좌도, 휴대폰도, 주소지도, 가족도, 아무 것도 없다. 완벽한 떠돌이다. 그런 그가 유력한 살해 용의자의 한마디에 경찰에 자진출두했다니 만약 그가 배후 인물이라면 그런 멍청한 짓을 할 리는 없다. 그가 아니라면 이 엄청난 명사수 뒤엔 누가 있단 말이고 잭 리처는 무엇을 위해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냈을까?


영화는 초반부 상당한 타격감을 보여준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는 제법 추리극의 모습을 띤다. 영화 중반부에 가서야 진범이 모습을 보이고 자신들이 꾸미는 모종의 계략을 위해 잭 리처를 제거할 방법을 찾고, 반대로 그 함정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잭 리처와의 한판 승부가 볼만하다. 액션극 같지만 머리를 써야 이해가 되는 추리극에 가깝고 범행의 연쇄성 장면에서는 스릴러적 요소도 눈에 띤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잭 리처를 맡은 톰 크루즈의 원맨쇼에 가깝다. 혼자 추리하고 혼자 나쁜 놈들과 육박전을 벌이고 혼자 카체이싱을 해서 추격자들을 따돌린다. 제 아무리 전쟁터에서 단련된 캐릭터라고 해도 그럴 수는 없을 텐데 목숨걸고 살해 용의자를 구하려는 건지, 아니면 그가 진범임을 밝히려는 건지는 끝 장면에 가서야 그 궁금증이 해소가 된다.


남의 나라에 파병되어 인간 병기로 다듬어진 군인들에게 귀대, 혹은 귀국소식은 누군가에겐 기쁨이 될 수도 누군가에겐 허탈감을 수반한다. 만약 후자의 경우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그 심리적 압박감은 그대로 흉터로 남는다. 매일 수천 발의 사격연습을 했건만 실전에서는 단 한발도 쏘아보지 못한 남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적대적 인수합병이란 제도로도 부족해 경쟁사의 수뇌부를 암살해 그 회사를 삼키려는 조직이 꾸미는 사건이 이 영화에서 연관성 있게 풀려나간다.


늘 독고다이(?)로 움직이던 남자와 여성 변호사의 협업은 로맨틱 코미디의 남녀 주인공 같은 분위기지만 그들이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그들 스스로가 애매한 포지션을 취한다. 전능신에게도 여자는 약점인 모양이다. 물론 그 여자를 구하러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보면 여느 액션 히어로와 다르지 않지만 간혹 잭 리처에게 느껴지는 외로움이란 걸, 그녀가 보다듬어 줄 수는 없을까 하는 느낌도 든다. 


명사수라 자부하는 세상의 모든 총잡이들은 자신이 용도폐기된다는 사실에 자학을 한다. 훈련소 사격연습에서 대부분의 훈련병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과녁을 뚫은 것도 중요하지만 저 총알이 내 몸에 박히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래서 사격장은 건들면 터질 듯한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오면 총 잘쏘는 사람을 원하는 곳은 없다. 그런 사람들을 다독이며 살아온 잭 리처에게 자신의 운명은 주도자가 아닌 조종자 혹은 협의자라는 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또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탄 남자 뒷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여 떠드는 남자를 향해 잭 리처는 분연히 일어섰다. 또 무슨 일을 하려는 걸까? 잭 리처는 끝내 자신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장르  디텍티브 액션 스릴러

  제작  파라마운트 픽쳐스

  수입배급  CJ 엔터테인먼트 /FL  

 

 

 

 

 

 

 

 

 

 

 

 

이분이 바로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을 찍은 베르너 헤어조그 감독이다. 놀랍군

 

 

 


잭 리처 (2013)

Jack Reacher 
7.5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출연
톰 크루즈, 로자먼드 파이크, 로버트 듀발, 베르너 헤어조크, 리차드 젠킨스
정보
액션 | 미국 | 130 분 | 201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