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 비주류들의 짜릿한 분투기

효준선생 2013. 1. 7. 09:05

 

 

 

 

 

 

   한 줄 소감 : "그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엔 몇 가지 인상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필리핀 엄마를 둔 다문화 가정의 소년 영광이가 주변의 질시와 무관심을 극복하고 그 어렵다는 오디션의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이야기가 주요한 大綱이지만 그보다 드라마적인 재미는 이른바 멘토라 불리는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나오는 유일한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겉 멋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지만 그렇다고 정이 없는 건 아닌 듯 했다. 그의 행동 이면엔 그의 숨겨진 과거의 어떤 사실이 있고 그 이야기가 몇 해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몇몇 유명인들의 학벌위조 사건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영화 대사에서도 나오지만 뮤지컬 감독을 하기에 반드시 학벌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유명 대학을 나왔다고 하자 껌벅 죽는 시늉을 하는 관계자들의 모습에서 이런 문화가 있기 때문에 끊이지 않고 가방끈 관리를 하게 되는구나 싶었다. 해서 이런 바탕을 토대로 영화는 이력에 문제가 있는 비주류 뮤지컬 음악 감독과 역시 혈통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비주류가 될 수 밖에 없는 동남아 혈통의 다문화 가정의 소년과의 만남은 언젠가 터질 수 밖에 없는 폭탄을 안고 가는 셈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오디션 합격이라는 목표를 도출하는데 상대적으로 곁다리라고 할 수 있는 학력과 피부색은 지독하게도 이 두 명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외적인 요소는 대부분이 개그적 소재로 끝을 낸다. 반복되는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는 크게 자극적이진 않다. 오디션에서 하나의 과정을 끝내면 그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보다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지는데 바로 그 무대를 들여다보는 게 이 영화의 큰 볼거리다.


오디션 대결이라는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여러 차례 무대 공연이 선을 보였는데 주인공 영광의 스테이지뿐 아니라 중간에 탈락한 아이들의 무대에도 공을 많이 들인 모양새다. 특히 결승에 오른 두 아이들의 무대들에선 왜 결승경합인지를 보여줄 만한 퀄리티의 무대였다. 뮤지컬과 영화의 콜라보레이션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런 장면들에선 잔잔한 소름이 돋았고 그저 아이들만의 무대라고 얕보기엔 기본기도 탄탄하고 어른 연기자들와의 협업도 보기 좋았다. 단지, 워낙 어린 아이들인지라 오디션을 통과하면서 느끼게 되는 승리의 환호나 다음 과정을 준비해야 함에 있어서 수반되는 긴장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라 불리는 두 명의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많은 인간 군상들이 “그래도 우리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라는 메시지를 수시로 전달하고 있다. 특정 컨셉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쉽게 사라질리 만무하지만 혼혈 아동이 개혁군주로 평가받는 正祖 역할을 해낼 수 있음이 차별을 넘어서 차이를 인정하는 수준으로 승화된다면, 그게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뉴욕 거리를 활보하는 주인공 유일한으로 나온 매력적인 배우 김래원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한다. 만약 그가 미국인들에게 동양에서 온 “깜장 콩”이라는 별명을 얻는다면, 물론 그럴 리 없다고 생각되지만 결국 판단하고 인식하는 사람은 우리가 아닌 그들이기 때문에 들었던 잠깐 동안의 생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극중 영광이가 오디션을 볼때 부른 영화 애니의 삽입곡 TOMORROW의 한장면. 원곡과 비교하면 재미있을듯

 

 

 

 

 

 

 

 

 

 

 

 


마이 리틀 히어로 (2013)

My Little Hero 
8.6
감독
김성훈
출연
김래원, 이성민, 조안, 이광수, 지대한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