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고, 보이즈! : 마지막 잎새 사수 프로젝트 - 수능 끝나고 볼 만한 영화

효준선생 2012. 11. 7. 00:45

 

 

 

 

 

 

 

  한 줄 소감 : 공부만 하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있구나

 

 

 

 

미국 소설가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무대위에 올리려는 고등학교 연극반 아이들이 있다. 그 흔한 연기 강사 하나 없는 오합지졸의 여섯 아이들의 무대지만 그들이 무대위에 오르는 순간 객석에서는 박장대소가 터져나왔다. 비극과 희극이 교차하는 이 연극의 主調를 뒤엎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구성과 전개가 보여졌기 때문이다.


영화 고, 보이즈! 마지막 잎새 사수프로젝트는 공부엔 별 취미가 없는 고등학교 1년생 오가사와라가 줄리에또의 모습에 현혹되어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왁자지껄 한바탕 소동극을 그린 학원 코미디물이다. 일본의 학원물은 교실이 아닌 동아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자주 하는데 가장 흔한 야구부와 축구부, 스모부, 수영부, 배구부, 합창부등에 이어 이번엔 연극부를 선택했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이 연극부도 멤버가 부족하면 해체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에 졸지에 연극부의 리더가 된 오가사와라는 죽을 힘을 다해 멤버수집에 나서고 그렇게 모인 전혀 연극배우 같지 않은 애들은 연극부 살리기에 매달린다.


영화는 유치함과 말장난으로 점철되지만 그 유치함은 기분좋은 유머와 섞여들었고 말장난도 이질적이라기 보다 상당히 유쾌하게 받아들여졌다.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비주어로 승부하는 캐릭터라기 보다 거리에서 볼만한 인상에 나름대로 귀염성도 갖고 있고 이들의 핸디캡을 보완해줄 만한 여학생들도 군데 군데 선을 보이며 균형감을 갖고 있다.


툭하면 줄리에또를 외치며 2% 부족한 멤버를 다독이는 오가사와라와 그의 친구들, 개개인의 사연을 모두 담기 보다 역시 3%는 부족해 보이는 칸다 선생과 작품 하나를 무대위에 올리는 작업에 매달리는 장면을 보여주는 데 진력했다. 단 한번도 무대경험이 없는 그들이 정극을 해가며 연극제에 나가 다른 학교 연극부를 이긴다는 건 무리다. 그 점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우승을 노리는 건 아니지만 영화 속 관객과 스크린 밖 관객을 모두 아울러 만족시킬 수 있는 한 방은 매우 필요했고 나름 성공한 모습이다.


아이들이 중간 중간 연극 연습하는 장면이 아닌 운동장을 뛰고 철봉에서 매달리기 연습을 하는 장면이 의아했다. 그리고 한 아이는 연신 느끼해보이는 모 브랜드의 치킨을 고집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 장면들이 마지막 공연에서 상당히 중요한 작용을 한다. 코미디 영화에서 복선을 적절하게 살리기란 쉽지 않은데 그냥 흘려보낼 법한 요소를 하나로 수렴하는 기술이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 저 학생들은 연극활동을 통해 서로간의 이해와 우정을 쌓는데 주력하는데 한국의 또래 아이들은 같은 반 아이를 꺾고 이겨야할 경쟁상대로 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책상 앞에서만 인생을 배우는 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연극반 활동을 한다고 저러고 돌아다닌다면 난리가 나지 않을까 이 여섯 명의 아이들도 생각도 있고 꿈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잎새의 주인공 수가 화가의 헌신적인 작업으로 새로운 희망을 보았듯 이 아이들도 연극부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 누군가 앞에서 자신의 끼를 보여주고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그저 웃고 마는 휘발성 강한 코미디지만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들에겐 반짝 하고 빛나는 어드바이스를 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고, 보이즈! : 마지막 잎새 사수 프로젝트 (2012)

Ike! Danshi koukou engekibu 
7.7
감독
하나부사 츠토무
출연
나카무라 아오이, 이케마츠 소스케, 이케다 테츠히로, 토미타 케이스케, 이나바 유
정보
코미디 | 일본 | 85 분 | 201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