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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락아웃 : 익스트림미션 - 풀려나야 할, 혹은 갇혀야 할

효준선생 2012. 6. 12. 01:20

 

 

 

 

 

“잠그다”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의 영화 락 아웃에는 정말 풀려나야 할 것들이 여럿 존재했다. 가장 큰 덩어리는 역시 우주 감옥에 졸지에 인질로 잡힌 대통령의 딸이다. 또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말도 안되는 족쇄에 갇혀버린 한 남자의 억울함도 풀어야 할 숙제며, 결정적인 단서가 들어있다는 슈트 케이스 가방도 풀려나야할 목적물들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풀려나야 할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은닉된 메타포다.


멀지 않은 미래시대엔 죄수들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 충분하다. 그들을 격리하게 위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에 감옥을 만들고 그 안에 죄수를 수용한다는 설정, 매우 독특하다. 그런데, 관리의 수월함을 위해 죄수들은 半 睡眠의 상태에 있다. 이건 윤리적으로 그렇게 해도 되나 하는 문제가 있긴 하다. 이 문제를 시찰하기 위해 무려 현직 대통령의 따님이 직접 행차를 하고 극악한 죄수에게 걸려 인질로 잡힌다는 이야기는 이 영화의 발단이 된다.


대통령의 딸 정도면 아무 것도 안하고 띵가띵가 놀다가 좋은 곳에 시집이나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들을 할 텐데, 이 처자 여간내기가 아니다. 총알이 난무하고, 총을 잡으니 람보가 따로 없다. 자기를 구출하러 간 근육질의 남자의 성희롱적 발언에도 꿈적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있는 다른 인질까지 구해내라고 떼를 쓴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공간안에서 총질을 하고 치고 받고 싸우는 시퀀스가 오히려 긴박감을 증가시킨 공헌은 있다. 그러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근처에서 이동하고 결정적인 순간 격벽을 이용해 한숨을 돌리며 그 안에서 러브라인을 만들어가는 걸 보면 이들은 목숨이 네 댓 개는 되는 모양이다 라는 생각도 든다.


대통령의 딸을 구출하러 간 남자의 다른 의도 역시 난관에 부딪치며, 곳곳에서 자신들을 찾아내려는 죄수들로부터 그녀를 구출하랴, 증인이 되어줄 친구 찾으랴, 지구로 추락하는 우주감옥을 처치하랴 무지 바쁨에도 아주 유쾌한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 여느 액션 블록버스터의 남자 주인공과는 좀 다른 모습이다.


락 아웃은 몇 가지 사건, 즉 과거의 것과 현재의 것이 뒤섞이며 정신없이 미션을 소화해 내야하는 아케이드 게임처럼 보였다. 무시로 등장하는 적(풀려난 죄수)들을 쏴 죽이면서도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죄수를 다룬 인질에게 거꾸로 인도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결국 그들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며 안도하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대통령 딸 하나를 구하기 위해 수많은 인명은 그들의 과거 행적과 별개로 똑같이 희생되어도 좋은가? 누가 그런 권한을 선사했는가? 영화는 이 점에서 스스로 부담을 가지고 있었던 게 분명해보였다. 정보부 부장이 의회와 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며 대통령의 직권을 중지시키며 면죄부를 주고, 우주감옥의 교도소장과 수많은 교도관과 그리고 월급받고 그곳에서 일했을 기술자들을 무참하게 죽게 만든 장면에서 누가 무엇을 위하려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영화는 한 남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계기를 마련해 주고 반드시 구해야할 목적물로 대통령의 딸을 배치해서 정당성을 얻으려 하고 있지만 그들이 보여준 화려한 액션 그 이상의 당위성은 얻지 못한 게 아닌가 싶었다.


이 영화에선 오히려 악역으로 나온 캐릭터가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아 보였다. 당연히 죽을 운명으로 등장한 것이지만, 때마다 그가 하고픈 대로 하지 못하도록 말리는 주변의 상황이 오히려 답답해졌다. 왜 범인들은 자기 하고픈 일을 못하게 하고 우리의 위대한 주인공들은 날아다니고 총에 맞고, 죽도로 얻어맞아도 곧바로 일어날 수 있는 초인의 힘을 주었는가 하고 말이다.


락 아웃의 마지막 풀려나야 할 이야기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권선징악이라는 구태에 얽매여 좀 더 창의적이고, 좀 더 뇌신경을 압박하게 하는 장치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으로 재미가 없는 영화는 아니다.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오히려 갇혀야 할 사람은 누군지 끝까지 잘 보아야 할 것이다.  

 

 

 

 

 

 

 

 

 

 

 


락아웃 : 익스트림미션 (2012)

Lockout 
8.4
감독
제임스 매더, 스테판 St. 레게르
출연
가이 피어스, 매기 그레이스, 피터 스토메어, 빈센트 레간, 레니 제임스
정보
SF, 액션 | 미국, 프랑스 | 94 분 | 201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