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단델리온 더스트 - 부모될 준비는 되셨는지요?

효준선생 2012. 5. 11. 00:05

 

 

 

 

민들레 홀씨처럼이란 뜻의 영화 단델레온 더스트는 낳은 정과 기른 정의 두 측면에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를 단순하면서도 조밀하게 그려낸 드라마다. 조이라는 여섯 살짜리 남자아이를 사이에 두고 부모의 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준비된 부모의 상, 정확하게는 아버지의 모습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양상으로 흐른다.


4명의 부모 역할 중에서 문제의 키를 쥐고 있는 캐릭터는 조이의 친부인 립이다. 영화 인트로에서 아내에 대한 폭행혐의로 무려 7년 징역형을 사는 그의 모습은 출소 후에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본인 말로는 개과천선했다고 하지만 천성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흔들리는 듯한 그의 눈빛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그의 폭력성은 자기의 아들앞에서도 달라 보이지 않았다.


입양이라는 문제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혈육이라는 화두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에서도 씨가 다른 아이를 집안에 들인다는 건 여전히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배경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사는 건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입양당시 행정적인 착오로 6년이나 키운 아이를 다시 친부모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영화를 끊어서 보게 되면 까짓것 주고 말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정이라는 게 자식을 억만금과 바꿀 수 없는 듯, 양부모의 마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출생의 비밀을 다룬 많은 영화들은 성인이 된 뒤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는 갈등하는 내용을 다루었다면 이 영화는 부모가 부모로서의 준비를 하지 못한 채 그저 제 피붙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의 소유권을 주장한다는 게 어떤 모습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잘사는 양부모와 언제든 터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친부모 사이에서 아이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어린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게 견강부회해 보일지 모르지만 아이가 더 큰 뒤 오늘날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이야 그동안 같이 살았던 정 때문에 양부모의 품에 안겼지만 그게 영속될 지는 모르겠다. 영화를 보면서 부모로 산다는 게 어떤 모습이라야 완벽한 것인지, 아이가 결코 소유할 수 없는 주체임을 깨닫게 되는 나이가 되어서도 지금처럼 “내 새끼”라며 모든 걸 버리고 외국으로 도망갈 계획까지 세울지 있는지 모르겠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조이도 나중에 크면 자신의 가정을 이룰 것이다. 그때쯤 되면 두 부모, 네 명의 아빠와 엄마에게 원망은 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아이에게 민들레 홀씨를 주고 소원을 빌면 홀씨가 날려 소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조이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조이가 어떤 소원을 빌지 알면서도 민들레 홀씨를 건네준 친모의 표정이 아스라해 보였다. 그 모습이 진정 제 자식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단델리온 더스트 (2012)

Like Dandelion Dust 
10
감독
존 건
출연
미라 소르비노, 베리 페퍼, 콜 하우저, 케이트 레버링, 맥스웰 페리 코튼
정보
가족, 드라마 | 미국 | 104 분 | 201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