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코난 : 암흑의 시대 - 남성 호르몬이 폴폴, 복수는 나의 힘

효준선생 2012. 4. 4. 00:14

 

 

 

 

모계사회를 지나 부계중심의 약육강식의 시기, 시메리안 부족의 바바리언들은 자신들만의 사회를 구성하며 살고 있었다. 누군가를 죽여야 자신이 사는 시절, 전쟁통 속에 코난은 어미의 젖이 아닌 피를 마신 채 세상에 태어났다.


영화 코난 암흑의 시대는 기원전 수 백년전 즈음, 인류의 4대 문명지로 꼽히는 메소포타미아 일대를 배경으로 원시 씨족부락민들 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부제에 달린 것처럼 어둠이 지배하는 시절을 그리다 보니 피아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冥界속에서 칼부림을 해대는 통에 고도의 시각적 집중력을 요구했다. 상대적으로 몰입해서 봐야 했는데 그런 점 때문인지 유난히 대결장면이 많은 이 영화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후딱 지나갔다는 느낌을 주었다.


사실 부모의 복수를 다짐하는 소년의 집념을 다룬 영화는 부지기수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복수의 칼날에 엄청난 힘이 실려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장검을 단검처럼 여기게 만들 정도로 장대한 체격의 코난을 보면 저런 주먹에 한 방 맞으면 뼈도 못 추리겠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타격감이 대단했다. 물론 악역으로 나오는 상대방들의 체격도 만만치 않아서 둘이 붙어 격렬하게 싸우는 장면에선 보는 관객들이 뒤로 밀리는 느낌마저 받았다. 사내들의 땀냄새만 진동하지는 않는다. 코난의 러브라인을 책임지는 여자 승려이자 사라진 아케론의 순수한 혈통을 가진 타마라의 분전과 마스크를 손에 넣어 세상을 지배할 목적의 카라 짐의 무녀 딸 마리크의 성적 매력 대결도 볼 만 했다.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신물로 나오는 마스크는 이미 한 차례 부숴졌다. 그 마스크는 역대 왕들의 뼈와 신성한 피를 가진 여자의 그것을 한데 섞으면 다시 제 역할을 한다는 전설 때문에 탐욕스런 카라 짐은 조각난 마스크를 모으러 다닌다. 마지막 한 조각을 다 찾고 이제 신성한 피를 가진 여자만 찾으면 되는 그야말로 마지막 한 수. 그러나 그의 계략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했던 코난앞에서 난관에 봉착한다.


30년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코난이 신검을 찾아다니는 모험담이 위주였다면 이번 영화에선 코난의 복수극이라 할 수 있다. 단계를 지나면서 과제를 수행하는 아케이드 같은 재미를 주는 데 특히, 무녀의 조종에 의해 모래가 진흙전사로 분해 싸우는 장면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카라 짐의 아지트에서 만난 거대한 물뱀의 존재도 볼거리였다.


슬래셔 고어물로 이름 높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탓에 싸움 장면에서 속출하는 사상자의 면면이 매우 충격적으로 보여지기에 비위가 약한 사람들에겐 힘든 관람이 될 수 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면 종래 그 어떤 영화보다 활에 맞는 장면, 칼에 베이는 장면들은 최상급이라고 할 만 했다.


여성이 도구처럼 이용되는 존재로 등장하기에 다소 껄끄럽지만 그 시대엔 힘 센 마초들의 세상임을 감안한다면 영화 속 타마라의 활약은 기대이상이었다. 마스크를 얻어 세상을 얻으려는 탐욕이 과연 이루어질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온몸 근육을 씰룩대며 겁 없이 원수에게 달려드는 코난의 모습을 보면, 허약해 보이는 외모를 중성적 매력으로 粉飾하는 요즘 남자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코난 : 암흑의 시대 (2012)

Conan the Barbarian 
8.4
감독
마커스 니스펠
출연
제이슨 모모아, 레이첼 니콜스, 스티븐 랭, 론 펄먼, 로즈 맥고완
정보
판타지, 액션 | 미국 | 112 분 | 201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