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다크아워 - 어둠속에서 보이지 않는 가상의 적

효준선생 2011. 12. 31. 02:38

 

 

 

 

 

영화 다크아워는 빛이 없는 공간을 지배하는 외계로부터의 공습을 주요한 테마로 삼았다.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은 나약하고 마치 閑良스러운 소년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영화가 SF공상과학 어드벤쳐 액션무비의 탈을 쓰고 있으면서도 장르에 걸맞는 맛을 내지 못하는 건, 외계인의 크리쳐에만 신경을 쓴 듯하고 영화 전반적인 흐름엔 무신경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세상의 빛이 다꺼지고 그 빛을 외계인이 섭렵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영화를 찍기 위한 조명은 사라지지 않았다. 외계인의 시각을 표현하는 시퀀스에선 인간에게서 빛이 발산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빛인지 열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러는 자신들은 오히려 발광을 하고 다닌다. 외계 생명체에게 지구의 광물이 무척이나 필요해서 그걸 가져가려고 했다면 굳이 대량인명 살상을 해야할 필요는 없어보이는데, 영화에서 언급한 바대로 전 세계 인류가 몰살 직전에 처한 지경이라고 하니 만만한 상대는 아닌가 했다. 하지만 별다른 저항도 할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어 보이는 인간들을 상대로. 간혹 내가 투명인간이라면 평소에 나를 해코지하던 인간 뒷통수나 때려주겠다는 유치한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인간은 왜?


인간은 일반적으로 작용에 반응한다. 그것도 갈수록 현명하게. 총으로 안된다는 것을 알고는 대포로, 나중엔 화염방사기나, 전자기파총들으로 자신들을 잡을 수도 있다는 건 생각지 못한다. 외계인들의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핀트를 잘 못 맞추고 아무데나 사진을 찍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니 사진이 잘나올 리가 없다.


이런 종류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해를 당하는 순서나 숫자는 일반적으로 예측 가능하다. 싸가지가 없거나, 건방을 떨거나, 다른 멤버들이 싫어하는 소리를 해대거나, 잘난 척 하는 류, 또는 주인공에 비해 있으나 마나하며 대사가 별로 없는 멤버들은 그다음 수순이다. 어쩜 이런 클리셰에 딱 떨어지는 건지. 중간에 새롭게 조인한 멤버들이 아니었으면 이들은 창세기를 만들어갈 제2의 아담과 이브가 될 뻔 했다. 영화내용은 이렇다. 러시아에 놀러간 미국아가씨 둘, 인터넷으로 검색도중 비슷한 반백수가 모스크바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 생각에 들떠 있다. 바에서 조우한 그들은 사진을 찍다가 불이 확 꺼지며 공포상황과 직면하게 된다.


세상이 암흑천지라고 해도 잘 숨어 있다가 낮에 햇빛을 보면 된다. 그런데 웃기게도 낮이 더 위험하다는 가설을 던지며 관객을 현혹한다. 외계인과 낮이 무슨 상관인가. 월등한 웨픈으로 사람들을 순식간에 가루로 만드는데. 밤엔 더 잘 도망갈 것 같아서? 더 웃기는 건 얘들은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으며 억지주장을 한다. 거기 가봐야 이미 파괴된 건물 잔해만 남았는데 외교관은 불사조인가 


결국 이도 저도 안되니까 아이들은 핵잠수함을 찾아 다니고, 결국엔 무슨 뾰죽한 수도 없이 무작정 반격에 나선 지구인들을 내세워 급작스럽게 면피를 한다. 정말 이런 상황이 되면 지구에 발붙이며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게 가장 좋을까 그냥 살던 집에 편하게 누워 때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다. 가긴 어딜 가나. 가는 곳이 잿가루 날리는 객사 현장인 것을. 만약 대충 즉흥적으로 앞으로 앞으로만 외치는 얼빵한 지구 소년 소녀들을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하지 말고 주철로 보이는 소재의 광물 외계인을 話者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확실하게 도드라졌을텐데, 그 점이 가장 아쉽다. 왜 지구에 왔는지 본인들에게 듣지 못해 궁금했다.


 

 

 

 

 

 

 

 

 


다크 아워 (2012)

The Darkest Hour 
7
감독
크리스 고락
출연
에밀 허쉬, 레이첼 테일러, 올리비아 썰비, 조엘 키나만, 맥스 밍겔라
정보
SF, 액션 | 미국 | 2012-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