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필독서인 뒤마의 삼총사를 읽으면서 주인공인 달타냥이 왜 삼총사에 끼지 못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은 결국 커서도 해결이 되지 못한 바 있다. 영화 삼총사를 보고 나서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으니 그래도 남는 게 있는 셈이다. 달타냥은 지금의 시쳇말로하자면 루저남이나 다름없다. 보잘 것 없는 시골 촌뜨기 출신으로 혈혈단신 파리로 올라와 칼싸움이라면 지지 않는 전직 총사들에게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비는 하룻강아지처럼 나대는 모습은 동화책 속의 모습과 똑같다.
궁안에서 나고 자란 황제들이란 세상 물정 모르고 온실속에 화초처럼 자라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오르니 간혹 흑심을 품은 주변의 아첨꾼들은 호시탐탐 황제의 권위를 노리게 된다. 종교인이라고 정의만 내세우지도 않는다. 영국과 내통하고 아예 이중 간첩을 이용해 프랑스의 국보를 빼돌리려고 하니,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판이다.
그럼에도 근위병 격인 총사들은 한직으로 물러나 있고 그 자리는 신정일체라도 구현하려는 듯 종교인의 수하들로 대신 채워져 있다. 황제는 어린 황후 품에서 헤어나올 줄 모르니 이러고도 나라가 굴러간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영화 삼총사는 원작의 맛을 살리는데 치중했다기 보다 액션 물에 능통한 감독이 역시 액션물 전문 배우라 할 수 있는 밀라 요보비치를 데려다 프랑스 분위기와 SF 공상과학 비주얼을 뒤섞어 놓은 퓨전 사극이라고 보면 된다. 원작 소설이 프랑스라서 그런지 이 영화, 전체적인 동선과 프랑스 특유의 늘어지는 유머가 상당히 가미되어 있다. 배우와 시놉시스, 예고편만 보고 스피드를 앞세우는 헐리웃 액션물로 알겠지만 종반이 다되도록 축축 늘어지는 말장난과 다이아몬드를 놓고 싸우는 유치한 시소게임은 활력을 다 잃어버리고 만다.
프랑스 궁전위로 두둥실 떠다니는 비행물체의 비주얼에 잠시 감탄사를 연발했지만 그안에서 움직이는 인물과 배경이 모두 CG라는 게 확연하게 드러나 기대했던 비주얼로도 승부를 걸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찍는 감독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연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2탄을 의미하는 엔딩을 준비할 것이다. 이 영화도 그런 시도를 하긴 한다.
원작에서는 밀라디라는 여성 캐릭터가 삼총사에 못지 않는 키맨 역할을 하지만 영화에서는 마치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날렵한 첩자처럼 행동하는 것도 영화 전체적인 흐름과 비교하면 다소 어색하다. 소설 삼총사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그 안에 권력, 정의, 사랑, 배신, 권선징악등이 고루 화학적 작용을 하면서 각각의 캐릭터가 활활 불타올랐기 때문인데 영화는 불요불급한 액션장면에다 어울리지 않는 각색과 캐스팅등으로 물리적 작용에도 미치지 못한 듯 싶다.
삼총사3D (2011)
The Three Musketeers
7.4
- 감독
- 폴 W.S. 앤더슨
- 출연
- 매튜 맥퍼딘, 루크 에반스, 레이 스티븐슨, 로건 레먼, 올랜도 블룸
- 정보
- 액션, 어드벤처 | 독일, 프랑스, 영국 | 110 분 | 201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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