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나넬 모차르트 - 여자라서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천재성

효준선생 2011. 9. 5. 00:31

 

 

 

여성이기에 해서는 안되는 것들 중에 악기연주라니, 특히 바이얼린과 작곡은 해서는 안된다고 강변하는 아버지는 그녀에게 인생의 중대한 태클이었다. 21세기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18세기 중엽 유럽에서 자행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었다. 영화 나넬 모차르트는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의 누나인 나넬의 음악을 향한 집념과 사회적 강권에 의해 포기하고 만 이루지 못한 꿈을 그린 영화다.

 

모차르트에 대해선 그의 음악성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그에게 음악적 영감을 준 누나의 이야기는 낯선 스토리다. 영화를 보면서 천재 음악가 집안에 두 명의 천재는 어쩌면 애시당초 병존할 수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라는 생식적 분류말고는 아무런 제한없이 음악활동을 함에도 그녀의 아버지는 늘 그녀에게 악기연주를 하지 말라고 한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모차르트 가족은 이곳 저곳으로 음악 연주 활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아들 볼프강의 바이얼린 솜씨는 빛을 발하지만 딸 나넬은 하프시코드를 치며 동생의 반주 역할로 만족하고 있다.

 

그런데 나넬의 음악적 천재성은 볼프강을 능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바이얼린, 하프시코드, 성악은 물론 작곡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볼프강이 쓴 곡이라며 아버지에게 칭찬을 들었던 곳마저도 그녀의 터치가 있었던 것이라니 시대를 잘못 만난탓으로 돌리기엔 너무나 아깝다.

 

영화 클라라에서 여류 음악가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나넬의 경우는 좀 독특해 보였다. 동생의 재능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해서였을지 모르지만 나넬은 결코 동생을 시샘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시선에서 멀어져 홀로 파리에 머물며 곡을 쓰기도 하고 그녀의 음악성을 알아본 프랑스 루이 황태자의 눈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계는 그녀 스스로가 옥죄고 있는데 있지 않았다. 여자가 무슨 음악이냐는 桎梏수준의 사회적 편견이 지배하던 시절, 그녀는 제풀에 주저앉고 만다. 그게 최선이었는지 모르겠다. 다시 가족이 모여 다른 곳으로 연주를 떠나는 자동차 안, 아버지와 동생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물끄러니 쳐다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그야말로 부러움과 연민이었다. 동생 사후 그의 작품을 소중히 콜렉션 했더는 엔딩 자막을 보니, 모차르트의 음악이 오늘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데 나넬 모차르트의 수고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세상 극소수의 사람만이 그녀의 천재성을 알아봐주었지만 그렇다고 그녀는 천재 음악가가 되지는 못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그리고 있는 내용이지만 오늘을 사는 숨겨진 천재는 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나넬 모차르트 (2011)

9.5
감독
르네 페레
출연
마리 페레, 다비드 모로, 마크 바르베, 델핀 쉬요, 클로비스 포인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120 분 | 201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