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친구와 연인사이 - 사랑 직전 커플에게 닥친 이야기

효준선생 2011. 2. 14. 00:02

 

 

 

 

육체적 관계는 맺을 수 있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 아니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이해가 안된다. 더욱이 이 말을 남자가 아닌 여자의 주장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왜 여자는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영화 친구와 연인사이는 독특한 연애방식에 대해 다소 노골적인 성담론을 부여하고 있다. 연기는 배우가 하고 있지만 감독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묻고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옆의 이성은 사랑하기에 잠을 자는가 아니면 자다 보니 사랑하게 되었나” 라고.


한국인의 관념상, “둘다요”라고 대답하겠지만 영화는 발칙하게도 정 반대의 전개를 선보이며 골탕을 먹이려고 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 아무리 목석같이 구는 여자도 나중엔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로맨틱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심리영화다. 종래 남자와 여자가 갖는 이성교제시의 몇가지 감정에 대해 역할 교체를 시도해 본다. 혹시 여자에게 결혼이 어떤 트라우마로 작용했었나 살펴보지만 그런 부분도 보이지 않는다. 부모의 이혼이나 결별도 처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녀는 고집스럽게 사귈 수 없다고만 하니 답답한 건 오히려 남자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자도 그런 여자 곁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몇몇 남자들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을텐데, 물론 바람 필(?) 기회도 많았지만 상황은 대개 코미디로 전환되어 버린다.


이들 커플과 비교되는 아버지와 젊은 여자의 관계도 흥미롭다. 전 남친의 아버지와 사귀는 게 과연 가능할까 이 역시도 큰 고민은 필요치 않다. 어느 순간 전 남친이자 사귀는 남자의 아들로부터 “ 넌 최악이야”라는 일갈을 들어야 했기에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지는 못한다.


영화속에서는 이들 외에도 사랑을 나누려는 많은 커플들이 등장한다. 거북스럽다고 느끼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그들은 즐거워서 사랑하려는 것이고 후회가 언제쯤 올지도 스스로의 책임인 셈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는 게 어렵지는 않다.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잠을 같이 자는 순서가 뒤죽박죽 되었지만 이들 커플을 보면 그 순서라는 것은 심리적인 것 그 이상은 아닌 듯 싶었다.


애쉬튼 커쳐와 나탈리 포트만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는 경박해 보이면서도 제법 잘 어울린다. 다소 야한 농담과 장면들이 눈을 현혹시키고 하이틴 코미디물로 전락할 뻔 한 장면도 몇몇 보이지만 2월 중순이면 등장하는 그런 종류의 시즌 영화라 하면 아주 나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