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케이트 오어 다이 - 지금 필요한 것은 뭐? 스피드

효준선생 2010. 10. 27. 03:14

 

 

 

 

 

 

 

 

지금이야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브랜드지만 21세기가 막 시작되고 벤처붐도 일고 대한민국은 초고속 인터넷의 전쟁이 한창이던 때가 있었다. 지금처럼 물 흐르듯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데도 당시 업체간에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빠르게라는 모토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더 이상 인터넷 속도를 가지고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린 최소한 인터넷 하나만큼은 정말 빠른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그 감각에 무뎌져 조금만 느리거나 끊기면 바로 이거 누가 해킹하는 거 아냐라는 의심병이 생길 정도니 말이다.


당시 여러개의 브랜드중에서 기억에 나는 것이 *스피드, 메가*스등이었다. 빛의 속도를 과장스럽게 표현하는 광고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아마 *스피드가 런칭한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 이런 류의 카피였다. 그런데 오늘 영화 스케이트 오어 다이를 보니 딱 그 광고 카피가 생각이 났다.


우연히 살인현장을 목도했고 그 범인들이 형사였다는 것, 그래서 여러 곳에서 쫒겨다녀야하는 빌어먹을 스케이트 보더 두 명, 그들은 잡히면 죽는 다는 것을 알기에, 죽어라고 도망을 간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달랑 스케이트 보드.


상황은 심각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가 새드엔딩으로 끝날리 없다. 특히나 줄거리의 완성도나 플롯의 치밀함도 필요없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공간을 이동해 가면서 찍어놓은 박진감 넘치는 바로 그 스피드만 즐기면 된다.


시작부터 영화는 일단 달린다. 스케이드 보드위도 좋고 지붕위에서 도망을 쳐도 좋다. 그것도 아니면 냅다 뛰기도 한다. 파리 시내를 헤집어 놓으며 질주하는 두명의 젊은 청춘들의 에너지는 일단 보기는 좋았다. 이 영화는 그들을 쫒는 자들에게 일종의 살인면허를 던져 놓았다. 형사이기에 마음껏 총질을 하고 경찰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자기들이 저지른 사건 현장을 은닉하기도 한다. 어디서 그렇게 잘도 쫒아오는지 쉬지도 않으며 주인공을 괴롭히지만 요놈들은 잡히지도 않고 약만 잔뜩 올린다.


영화 후반 스피드는 경감될 줄 모르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조력자가 하나 둘 나타나 이미 지칠데로 지친 그들을 구원하기에 이르는데 그건 어쩌면 스피드를 따라다니다 지친 카메라맨과 촬영스탭을 위해 투입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그만 끝내자고. 결말이 한물간 할리우드 액션물처럼 싱겁게 끝나버리긴 했지만 90분동안 아슬아슬 스크린 속에 펼쳐지는 스피드와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경쾌한 음악에 심취하다 보면 어느새 극장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오르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보드를 못타니 걸음이라도 빨라야 귀갓길에 댈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