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 삼촌과 조카의 헤게모니 쟁탈전

효준선생 2010. 5. 29. 01:43

 

 

 

 

 

 

 

 

 

유구한 인류 역사에서 최고의 자리를 두고 삼촌과 조카가 벌이는 알력은 그 자체가 사건이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그 정권이 휘청했던 일도 많다. 이를 숙질의 난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어렵지 않게 발생한 것은 노회한 삼촌이 어린 조카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왕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잠룡끼리의 세력다툼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에서는 대표적인 것이 명나라 주원장의 아들 주체와 손자 주윤문간의 숙질 전쟁이 있었으며 한국에서도 세조과 단종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지금의 이란과 이라크 지역에 있었던 페르시아 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두 아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번영을 위해 아버지 황제의 뒤를 이를 준비를 착착하고 있었으며 숙부는 그들을 충실하게 보좌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시장통에서 용감하게 싸우던 한 소년을 양아들로 삼아 키웠다. 바로 그가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의 주인공이다. 다스탄은 백성들로부터 왕자로 불리지만 그에게는 왕위 계승권이 없다. 혈통을 중시하던 시대에 그는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는 야망을 불태우거나 하지도 않은 채, 백성들의 신임과 형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자라왔다.


물론 모든 것이 평화롭다면 이 영화는 재미가 없을 텐데, 어느날 갑자기 황제가 사망을 하고 범인으로 몰린 다스탄은 마침 그때 포로로 잡혀온 이웃나라 공주와 함께 그곳을 탈출하게 된다. 누명을 쓴 다스탄은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 과정이 무척이나 어렵기만 하다. 이때 공주가 손을 내밀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어드벤처 액션 무비로 전환하다.


이 영화는 비주얼은 상당히 좋다. 배경이 사막인지라 늘 뿌연 먼지와 모래가 바탕으로 등장하지만 완급을 조절한 카메라와 화려한 액션은 마치 전성기때 홍콩 무협영화를 보는 것 같은 충동을 받는다.

다스탄을 비롯한 캐릭터들은 이곳에서 마음껏 활력을 뽐낸다. 마치 오락실에서 자신을 막아서는 장애물을 하나씩 걷어내듯 말이다.

영화 브라더스에서 우수에 찬 눈동잘르 굴리는 미묘한 동생 역으로 나온 제이크 질렌할은 특유의 눈웃음을 잊지 않았지만 상당한 액션연기도 보여준다. 공주의 성을 공격하는 장면과 적으로부터 쫒기는 장면에서 보여준 마치 야마카시와 같은 고공 점프가 난무하고 싸움 장면에서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


영화 중간부터 하쌔신(영어의 어쌔신- 자객)이 등장하는데 마치 명나라때 있었다는 금의위를 연상케한다. 그의 모습은 무극에서에 유엽이 맡았던 까마귀 전사의 모습 그것과 흡사하다. 그리고 영화의 주요과정은 로드무비 형식을 빌리는데 대병소장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본 바 있다. 또 이런 영화에서는 중간에 만나는 감초들을 보는 것도 재미난다. 비열하고 수다스런 장사꾼과 무서운 표창던지기 실력을 가진 우직한 흑인 남자가 그들이다. 또 다스탄 곁에서 사기도 치면서 그를 곤경에 빠트리는 공주도 한몫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작자나 감독이 혹시 중국영화 광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부제는 시간의 모래다. 바로 이 모래시계로 인해 사건은 만들어지고 사건은 조작되려고 한다. 또 공주가 가지고 있던 이 물건은 더 많은 사람들을 다치지 않게 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이 영화는 크게 외부로 들어나지는 않지만 반전영화다. 자기들끼리는 많이도 싸우고 죽지만 죄 없는 일반 백성은 다치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페르시아의 황제는 아들을 불러 놓고 가장 위대한 황제는 전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공주의 나라를 칠 때도 숙부와 큰 형은 대량살상무기를 찾는다는 이유를 대지만 다스탄은 유격전을 시도해 그 피해자의 숫자를 크게 줄였다. 그런데도 그가 누명을 쓰고 도망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결국 반전은 쉽지 않은 셈이다. 

다스탄이 서자도 아닌 주워온 아이로 묘사되는 바람에 관객들은 그의 형을 많이도 의심한다. 그렇지만 더욱 무서운 사람은 다른 데 있었다. 물론 그 자의 그동안의 영화 필모그래프를 감안하면 충분히 눈치 챌 수도 있다.


영화는 마지막에서 한번 용트림을 한다. 평면적 결말을 거부하고 한번 크게 튄다. 그것은 사람들이 도저히 할 수 없는, 그래서 상상속에서나 갈구할 수 있는 시간여행이다.

과거로 돌아가면 행복해 질까? 아니면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게 행복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