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대한민국 1% - 그녀도, 1%안에 들 수 있다

효준선생 2010. 4. 30. 00:19

 

 

▲ 시사회장에 손병호, 이아이씨등이 무대인사차 왔습니다.

영화 다본뒤에 왔다면 더욱 멋져 보이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 이랬던 왕하사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우스개 소리지만 대한민국 여성들은 축구와 군대 이야기를 싫어하며 특히 예비역 남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하는 이야기를 가장 싫어한단다. 그런데 그 듣기조차 싫은 남성들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것도 모자라 그들의 리더가 되겠다고 나선 이는 바로 여자 이유미 하사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영화 대한민국 1%에서는 가능한 모양이다. 얼굴도 몸매도 참한 그녀는 해병대 출신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해병대에 자원한다. 그것도 가장 센 수색대대에, 하지만 초반 기세 등등한 그녀의 모습에서는 어쩐지 허세에 가까운 오기같은게 느껴진다.


군인들의 세상은 전형적인 마초들의 세상이다. 그게 여성을 비하하려는 게 아니다. 그렇게 거친 말이라도 해야 숫컷들이 가지고 있는 욕정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유난히 축구를 많이 시키고 장기자랑때 여장분장을 많이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유난히 이성에 대해 노골적인 언사가 횡행하는 곳이기도 하고, 심지어 부대 밖으로 행군이라도 나갈라 치면 멀리 밭을 가는 할머니에 대해서도 이성으로서 충동을 느낀다고 하지 않는가.


영화 초반, 이런 숫컷들의 본능은 늑대의 그것이나 다름 없이 보여준다. 유일한 여자 부사관을 대상으로 한 연정의 폭발음, 비록 터지지 않았지만 아슬아슬하고 다소 민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 영화, 그 몫은 남자 못지 않은 파워로 부하들을 통솔해 나가는 이 하사가 해내기 시작한다.


해병대 수색대대는 일반 군대와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실수는 용납되지도 않는데 영화에서는 그나마 쉽게 그려진 편이라고 생각이 든다. 적지 않은 훈련모습과 그들의 일상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시츄에이션 코미디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몇 번 언급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을 흐린다는, 어디서 툭 튀어 들어온 여자 부사관에게 주어진 임무들은 점점 제자리를 찾아들어가고 거기에는 과거의 어떤일과 관련이 있는 강중사(손병호 분)의 배려에 힘입은바 크다. 


물론 그 반대편에 서있는 왕하사(임원희 분)의 경우는 정말 이런 인간 꼭 하나씩은 있을 법한 못되어 먹은 캐릭터다. 하지만 그도 미워할 수 많은 없는 대한민국의 군인의 한사람일 뿐이다. 그가 보여준 여러 가지 코믹스런 행동은 군대 문화에 낯설어 하는 많은 여성관객들도 웃음짓게 했고 특히 이 하사의 사진에 칼을 던진다는게 중사의 사진에 꽂힌뒤 보여준 그의 행동은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전반부는 여성의 힘으로 거칠기만 한 팀을 이끌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 하사의 모습을 그렸다면 후반부는 좀 생뚱맞게 북한군과의 대치를 그리는 바람에 그녀만의 고군분투가 다소 빛이 바래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거친 군대문화에 조금씩 배어드는 연기를 해낸 신인 여배우(이아이 분)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맨마지막 장면, 행군을 하며 구령을 하는 그녀의 포즈와 목소리는 정말 멋져 보였다.


군대를 다녀온, 해병대든, 단기사병이든 군대밥을 먹고 나온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길게는 10년이나 다시 군대에 들어가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인생 청춘기를 가로지르는 족쇄이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군대 다녀와야 사람되지” 라며 후배와 자신의 아들을 격려하는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오늘,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너무나 많은 위정자들은 국방의 소중함에 자격지심을 보이고 뜻하지 않은 사고를 자신들의 정권유지에 이용할 방법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는 돈과 권력을 써가며 자신들의 아들을 병역기피의 수렁에 몰아 넣기도 한다. 그들과 또,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 놓고 불확실한 미래에 걱정하는 수많은 곰신들에게 이 영화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럴리 없겠지만 영화보고 여군가겠다고 나선다면 기특한 일일테고...

 

 

오늘 시사회엔 25세 미만 여성들을 주로 초대한 자리인데 처음엔 군대 영화에 "왜 그녀들만?"라고 의문부호를 달았지만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한번쯤 봐야할 영화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영화속 배경이 군대가 아니고 일반 기업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