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데저트 플라워 - 화려한 성공담 뒤에 감춰진 그녀의 아픔

효준선생 2010. 4. 29. 00:53

 

 

▲ 영화 데저트 플라워의 실제 인물 와리스 디리, 왼쪽이 극중 그녀의

역할을 해낸 역시 모델출신의 리야 케베데

 

 

 

 

 

 

 

영화 데저트 플라워는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패션모델의 화려한 성공담을 담은 영화로 봤다가는 큰코 다친다. 물론 그 주인공이 전면에 나서는 화자의 역할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하려고 영화에 나온 것 같지 않았다. 그보다 어린 시절 겪었던 비 인간적인 여성할례의 고통이 지금까지도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고 있음을 고발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그렇다고 오로지 피비린내나는 화면에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잘 살지 못해 가족부양마저 온전치 못한 빈국의 아이들, 그 아이들의 미래는 얼마되지도 않는 돈 몇푼에 인생을 저당잡히는 신세 처한다. 그건 비단 이 영화의 주인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든지 그 질곡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주인공 와리스 디리는 자신에게 씌워진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발바닥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그곳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너무나도 운좋게 영국으로 가게 된다.

영국은 그녀에게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 곳이다. 그녀가 만난 사람은 그동안 그녀가 접하지 못했던 정말 착한 사람들 뿐이다. 영화속 상황이라고 하기엔 매우 우연스럽고 부럽기까지 하지만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성공담에 치중하지 않기 위해 그런 진술을 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행속도가 빨랐다. 한 두군데 에피소드가 있었을 법한 장면에서도 툭툭 점프를 하는 것을 보고는 성공담인데 저걸 살리지 하는 편집의 묘미가 아쉬웠지만 그것때문에 이 이야기가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해주었다.


여성할례에 대하여 진술하는 장면, 그녀의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그건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고 좌절하기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다. 여자로 태어났기에 받아야 하는 질곡, 그리고 그게 온 세상 여자가 다 하는 것으로만 알았던 차별적 대우에 대해 그제서야 알았기 때문에 서러워 울었던 것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여성할례에 대해 영화는 현실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그것도 자신의 의사표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세살짜리 어린아이에게 행해지는, 잘못하면 목숨마저 앗아가는 위험 천만한 시술이 대명천지에 자행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 그래야 할까, 그것도 전통이라고 하지만 전적으로 남성의 처녀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평생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감내해야할 고통을 그녀는 세상앞에서 말하려 한다.


그녀가 비록 세계적인 패션모델로 성공했지만 그 이후 그 일을 그만두고 여성할례 금지를 위해 캠페인을 하는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녀는 성공이 아닌 자신의 자유를, 아니 미래 아프리카 여성의 자유를 위해 외치고 싶어했던 것이다.


영화속 장면은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되는 장면이 많다. 그리고 그안에 불법체류자와 그린카드, 이민국 직원의 비인간적인 행위가 보여진다. 할말이 많은 영화였다. 그리고 충분히 느낌을 준 영화였다. 영화는 한국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투정을 했는지 뒤돌아 보게 하고 그리고 남성이기에 모른척 하고 넘겨버렸던 그녀들의 아픔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