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이번 일요일에 - 윤하짱 일본 생활이 많이 외로웠나봐요

효준선생 2010. 3. 3. 00:39

 

 

 

 

 

 

 

 

 

몇해전 북경 유학생들의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자기는 중문과 학생이고 언젠가 중국으로 유학을 갈 생각으로 지금은 열심히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해서 실력도 돈도 모으는 중이라고 했다. 유학과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고 이곳에 와보았지만 선배 유학생들은 왜 공부이야기 보다 먹고 마시고 노는 이야기만 올리느냐가 이 학생의 의문이었다.

먹고 마시고 노는데 관련된 질문이 올라오면 자신의 경험담이 수시로 댓글로 달리는 것과 비교해 이 학생의 글에는 댓글이 몇 개 달리지 않았다. 아마 좀 찔려서가 아닐까

어쩌면 이 학생이 원하는 정보는 그곳에 없든지, 아니면 이 학생도 나중에 유학이라는 것을 오게 되면 이런 부류에 휩쓸리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이번 일요일에는 가수 윤하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만들어진지 좀 된 듯했다. 일단 화질이 깨끗하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본 탓에 마치 북경의 어느 대학교 교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감상했던 무료 시사회가 떠올랐다.


내용은 단순했다. 짝사랑 하는 남자를 따라 일본에 갔지만 그곳에 선배는 부재했다. 영상공부를 하고 싶어 그곳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윤하, 교수의 과제를 위해 흥미로운 피사체를 찾으려고 했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러던중 자꾸만 마주치게 된 마츠모토씨, 경제적 이유에서 부지런을 떨며 살지만 그의 인생도 꾸질꾸질하기만 하다. 우연히 그가 수집한 빈병에서 모티프를 잡고 그 병을 악기 삼아 연주하기로 약속하지만 둘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일본하면 동경에서의 일상을 그릴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번잡스러운 도회지의 풍광을 버리고 산과 들이 있는 시골마을의 한적함을 담아냈다. 그래서 아날로그적 감상이 곳곳에서 묻어 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시골마을의 길, 오붓하니 좋다. 그리고 그게 유학생활의 대부분이라니, 그것도 정신건강에 유익해 보였다.


 

 

사실 이 영화는 윤하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볼만하다. 그건 윤하의 실생활 (얼마전 방송에서 보여준 그녀와 관련된 호의적인 다큐때문일것이다. )과 흡사할 것라는 추측때문이었다.

어린 나이에 가수가 하고 싶어 대형 기획사를 마다하고 무대포(?)로 간 일본에서의 좀 외로운 연예인 활동, 분명 그런 환경이 그녀에게 배어나왔을 것이고 그게 좋아하던 선배의 부음을 들은 뒤 유리병을 깨고 엉어 울던 모습에 투영되어 보였다. (그녀의 노래 "우린 헤어졌어요"와 자꾸 매치업이 되어서리)


큰 임팩트는 없이 소소한 일상이지만 일본 영화 특유의 잔 웃음, 그리고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배경이 나도 한동안 저렇게 살면 좋겠다라는 부러움이 생긴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거지만 그녀의 일본어는 전혀 어색치 않았다. 일본영화에 한국인이 끼어들었다는 생각이 안들정도라면...

보너스로 윤하가 연주하는 크리스 마스 캐롤과 엔딩때 나오는 그녀의 노래도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