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C+탐정 - 곽부성 디카 하나 들고 귀신의 원혼을 풀어주다

효준선생 2009. 12. 5. 01:15

 

 

 

 

 

 

홍콩영화에서 악당역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던 성규안,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다 알텐데, 2009년 운명을 달리했다

 

 

중국어로 탐정은 偵探이라고 한다. 사실 탐정소설이나 영화등은 수없이 많았지만 실제 탐정을 본 적은 없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말이다.

홍콩의 사대천왕 출신으로 이름높은 곽부성이 바로 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삼류 탐정역으로 등장한 영화 C+탐정은 홍콩영화가 아니다. 배경은 태국의 어느 차이나 타운으로 보이는 곳이다. 슬럼가에 버금갈 정도며 간판은 태국어와 한자가 뒤섞여 있고 이들의 대화는 광동어로 이루어지는 그런 곳이다.

하도 실력이 없어 A는 커녕, B급도 못되는 C급 탐정 아탐(阿探-이름도 참 탐정스럽다)은 어느날 잘알고 지내는 정육점 주인 비계의 의뢰를 받는다. 그런데 비계의 모습이 자못 의문스럽다. 아무튼 돈도 받았으니 디카 하나 들고 찾아달라는 여자를 탐문하는데,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도박을 하는 포커판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를 내놓고 이를 토대로 나름대로 수사망을 좁혀가는 아탐에게 돌아온 것은 바로 자신에게 정보를 알려준 사람, 그리고 그들과 연관된 사람의 죽음 뿐이었다. 심지어 이제는 자신을 위해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의 배경에는 무엇이 숨어 있을까? 아탐은 정황상 공동 주식투자와 빚문제가 얽혀 있음을 알아내지만 수사는 미궁에 빠져들 기색이다. 아탐은 화재현장에서 단체사진 한 장을 찾고 이 사진속 인물들이 모두 사건과 관련되어 있음을 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남은 그 자의 행적을 뒤쫒는데, 자신도 예기치 못한 제3의 존재가 있음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옥사이드 팽 감독의 영화는 물론 홍콩 스타일을 답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심령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흥행작이었던 공포영화 디아이를 비롯해 태국에서도 많은 활동을 한 그는 이번 영화의 로케도 태국에서 진행했다. 대다수의 배우들은 홍콩계들이었으며 여기에 등장한 태국어는 인사말인 “사와디캅”, 그리고 본토 북경말은 귀신이 한 “니가 나 찾는거냐” 이 말뿐이었다. 

아무튼 적절하게 배열한 카 체이싱은 양념이었고 조금만 지루해질만하면 관객을 놀래키는 장치들은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팡팡 터져 나왔다. 은행 총격장면에서의 곽부성의 몸개그 또한 적지 않은 웃음을 던져 주었다.


무엇 보다 이 영화는 실타래 같은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물론 탐정영화에서 공식과도 같은 전개이며 과연 누가 범인이고 왜 사건이 벌어졌을까 궁금해 하게 만드는데, 그 장면을 보다보면 좀 이상하다? 왜 저렇게 되었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릴때면 또다른 사건이 발생하는, 나중에서 가서는 대충 마무리하고 끝나나 해서 아쉬웠는데 결국 맨 뒤부분에 전체 사건을 플래시 백으로 설명해주는 친절을 발휘해준다. 이게 없었다면 영화 보고 나서 같이 본 사람과 이야기전개를 놓고 싸울뻔 했다.


영화에는 여러 조연이 등장하는데 경찰로 나온 요계지, 그리고 비계로 나온, 지금은 타계한 성규안의 얼굴이 반가웠다. 특히 홍콩 느와르 영화 전성기 당시 악당역은 도맡아 했던 성규안의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개봉작이 아닐까 싶어서 마음이 짠했다.


결정적인 키는 위에서 말한 제3의 존재가 쥐고 있으니 그걸 알게 된다면 왜 연속 살인사건이 나고 멀쩡하던 사람이 거품을 물고 자살을 했는지도 이해가 될 것이다. 큰 부담없이 내가 좋아하는 홍콩영화 그리고 곽부성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접했지만 생각외로 머리를 쓰게 만드는 영화 "C+"탐정, 평점은 얼마나 주어야 할까?


올해는 아무래도 디텍티브 액션 스릴러가 대세인 모양이다. 백야행, 시크릿, 그리고 오늘 본 C+탐정까지, 내가 좋아하는 장르 영화여서 2009 겨울 극장에서 기분 좋게 헤매고 있다.

 

그리고 오늘 시사회때 낯선(?) 장면을 보았습니다. 표를 배부해주시는 분이 두손으로 표를 주시더군요. 그리고 일일이 영화 재미있게 보시라는 덕담도 잊지 않으시고...처음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실버스푼에서 나오신 그분...좋은 영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