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부터 동양남자 배우가 헐리웃에서 살아남는 법은 좋으나 싫으나 무술배우가 되는 길 뿐이었다. 이소룡의 후예라도 되는 양 말이다. 그게 서양인 시각에서 보는 동양인 남성의 이미지의 한계라면 이제는 좀 안한다고 해서 욕먹을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타임지에도 올라왔던 비 정도라면,
영화 닌자 어쌔신을 보면서 자꾸 전지현의 블러드와 비교를 하게 되었다. 블러드를 본 사람이라면 비의 영화를 어떻게 그런 개막장 영화와 비교를 하냐고 나설테지만 난 분명하게 느꼈다. 흐름은 매우 유사하다고, 부분적인 스케일이 커지고 비주얼이 세진 것 말고 다른 점이 무엇이 있나하고, 당연히 둘다 극도의 비현실적인 판타지 물이다.
닌자가 요즘 세상에 어디에 있으며 비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분노에 차서 자신의 동문수학들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죽이는 지 말이다.
만약에 그가 어린 시절 좋아하는 감정을 가졌던 여자아이가 도망치다 잡혀와 죽는 모습을 보고 그런 감정을 지녔다면 그는 훌륭한 닌자는 아닌 셈이다. 닌자의 한자어는 인자(忍者)다. 참고 참고 또 참아야만 제대로 된 닌자가 될터인데 마구잡이로 흥분만 하고 다니니 온몸에 칼자국이 성할 날이 없어보인다.
판타지 무술영화 치고는 비주얼은 훌륭했다. 하지만 뒤를 받쳐주는 얼개가 아주 엉성했다. 닌자 출신이 닌자들을 소탕한다는 그런 이야기, 경찰을 비롯한 백인과 흑인은 전부 들러리 아닌가? 상대역으로 나온 여자 흑인 배우도 007걸처럼 비걸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였다.
닌자일파의 원류가 명성황후를 시해한 그들이라는 설정으로 한국인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려는 것도 유치하기만 한데 그렇게 해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비가 원수를 갚았다는 것은 더더욱 한심한 발상으로 보인다.
엔딩무렵, 산꼭대기에 차려진 마치 산채같은 닌자 아지트에 경찰 장갑차가 아주 손쉽게 올라와 총을 난사하는 장면에서는 막장이구먼..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배우 정지훈은 잘 판단해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마케팅의 힘으로 초반 관중몰이에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가수 비가 지닌 파워를 포기하고 쌍거풀 없는 눈으로 미국인들에게 멜로 배우가 될 자신이 없다면 더 이상 이렇게 소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무술을 잘한다고 해도 옹박이냐, 성룡이냐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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