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 - 감독이 묻습니다. 해탈과 구원의 방법을...

효준선생 2009. 10. 15. 00:48

 

 

 

 

 

 

거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감독들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을까라고 생각해 보니 대략은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그들의 작품이 많이 선을 보이거나 스스로가 심사위원장으로 활약한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 인구에 회자되는 문제작이 몇편 있어야할테고...

 

그렇게 따져서 손에 꼽히는 감독들의 영화는 등장과 함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마련이다. 이들 감독 작품에는 서로 출연하려고 유명배우들이 기를 쓰고 달려들테고, 오늘 보고 와서 소개하려는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베트남 출신의 트란 안홍 감독의 문제작이다.

 

전작 씨클로, 그린파파야향기등 베트남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로 일약 거장 감독의 반열에 올랐고 이번 영화에는 조시하트넷,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등 각국의 유명배우들을 그러모아 찍었다.

 

이병헌의 최근 행보역시 외국합작전문 배우로 발돋움하려는 모습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지아이조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해냈기에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계재였다. 또 만년 아이돌 기무라타쿠야의 그 선한 눈망울과 팬덤을 모으고 있는 신예 조시하트넷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대중지향적인 영화인가라고 했을때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영화를 보고난 80% 이상은 차지하리라 싶어보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바로 이 영화 자체가 문제작이었다. 감독은 영화의 화두를 해탈과 구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피상적인 폭력과 선정성이 난무하는 홍콩과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결국 인간이 살고 죽는 것에 대해 혹시라도 구원을 얻은 길은 있을까. 만약 그게 없다면 결국인 스스로의 파괴를 통해 해탈의 길에 들어서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는 메시지말이다.

 

어려운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그랬다. 이유없는 폭력과 징표, 벌레와 마약, 십자가와 사지절단등으로 일관되게 그려낸 미쟝센 난무하는 영화를 보면서 그 하나의 의미를 통찰하기 보다 결국 시타오라는 인물은 구원자로서 왔다가 스스로가 구원당하는 모습을 그려내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이야기 전개에 대해 궁금증은 없다. 시타오라는 부잣집아이가 사라졌다. 정신이상으로 시달리는 전직형사(조시 하트넷)와 홍콩의 조직두목 수동포(이병헌)은 시타오를 찾아 나선다. 찾아내는 게임처럼 보였지만 이 영화는 그를 왜 찾는지에 대해 현실적인 수사는 하지 않는다. 그저 형사 클라인의 정신세계와 시타오의 실종당시의 지옥같은 상황, 수동포의 무미건조한 여자에 대한 집착만 반복해서 그려낼 뿐이다. 마치 윤회처럼 돌고 돌면서...

 

어려운 영화였다. 종교적인 듯 싶었지만 그게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현실의 종교중 하나는 분명 아니었다. 십자가라고 해서 기독교도 아니고 벌레와 고통속에서 살아남아 성불을 이룬다는 불교관도 아니었다. 그저 인간 본연의 업보와 현실속에서의 고통을 어떻게 하면 벗겨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감독 스스로 해본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는 위의 세명의 배우를 제외하고 홍콩의 여문락과,그리고 감독의 실제 부인이 수동포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참고로 감독 트란 안홍의 중국식 이름은 陳英雄이다. 그와 부인은 모두 화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