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디스트릭트9 - 지구인의 탐욕, 외계인은 정말 떠나고 싶다

효준선생 2009. 9. 4. 00:03

 

 

 

 

 

 

sf영화는 일단 비주얼이 좋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아니 우리들의 편견이다. 비주얼을 잘만들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 이유로 갈수록 돈을 많이 들인 영화가 경쟁하듯이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런 영화들이 걸맞는 컨텐츠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사가 붙는다.

 

비주얼이 발전하는 만큼 컨텐츠가 따라주어야 하겠지만 내용보다 관객들의 호기심과 시각을 자극하는 것들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면 굳이 초반작업과정에 노고가 드는 양질의 컨텐츠는 말그대로 요원할 뿐이다.

 

트랜스포머나, 터미네이터 처럼 군말이 필요없는 블로버스터 sf영화들은 한결같이 내용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그래서 점점 sf영화의 미덕은 비주얼이 좋아야한다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하지만 잊고 있었던 것을 일깨워준 영화가 등장했다. 킹콩과 반지의 제왕의 감독 피터잭슨의 디스트릭스9이 그것이다. 이영화의 컨텐츠가 좋은 영화라는 이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력의 한계를 우리 스스로가 깨닫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무엇이 좋은 영화인지 모두에서 말한 것처럼 관습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낯선 질감과 전개방식, 그리고 진짜 존재하는건가라는 실감이 들도록 만든 비주얼은 참으로 훌륭하고 추천할 만했다.

 

외계인이 등장했고 비록 기계음이었지만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은 실상 우리 인간의, 그중에서도 경제적으로 권력적으로 핍박받는 소수인, 서민들에게 투영되어 있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지배자였지만 점점 외계인에게 동화되는 비커스는 과연 존재하는 인물일까?

 

남아공의 어느 탐욕스런 회사로 대표되는 지구인들은 스스로의 욕심으로 인해 파멸될 것이란 교훈은 둘째치고 외계인이 그토록 지구를 떠나 자기 별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처럼 깨어있는 누군가는 자기 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을까?

 

수작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겉모습은 파괴와 다소 징그러움으로 뒤덮혀 있을 망정 그 모습이 우리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라면 당신은 수긍하겠는가? 잘 모르겠다면 피부 겉에 둘러싸인 탐욕의 껍질을 벗고 다시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