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아부지 - 여러분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효준선생 2009. 7. 15. 01:31

 

 

 

 

 

여러분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영화 아부지는 사투리를 제목으로 달아 한국인의 정서에 호소하려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낀 것이 마치 연극을 만들려고 하다 카메라를 들이 민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서 영화적 문법보다 마치 좁은 무대위에서 배우들을 한데 몰아넣고 그안에서 조금 답답한 대사와 호흡을 몰아쉬게 했다는 말이다. 아쉬움은 또 있다. 막연한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를 나열해 그 시대를 살았던 관객에게는 어느정도 호응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젊은 층에는 소구력이 약해 보였다.


어느 동네인지 잘모르겠지만 어느 시골의 작은 분교, 선생이라고 교장과 교사 한명, 그 교사는 코믹연기로 이미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박철민이다. 그는 베토벤 바이러스와 뉴하트의 그 모습 그대로를 연기하고 있다. 조금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마치 자신이 짐캐리나 되는 모양 그래도 주름 많은 얼굴을 일그러 뜨리며 웃음을 유도하고 있다. 그의 바람은 학생들을 모아서 연극을 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예쁜 여선생까지 초빙해와서 간신히 허락을 받았지만 학부형들은 연극을 하면 밥이 생기냐며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일쑤다. 허탈해 하는 선생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며 대견해 한다.


동네 사람들은 순박하지만 상당히 고지식하다. 때가 1970년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다소 경직되어 있다. 농촌마을을 잘 살게 하자던 큰 아들이 자살한 뒤 아버지 전무송은 허탈하다.

둘째 아들이 연극을 하던 날 아버지는 양복을 차려입고 극장에 간다.

아이들의 연극내용은 당시 농촌의 시대상을 꼬집고 있으며 이를 본 집달리는 불순한 내용이라고 지서에 신고를 한다. 극장으로 들이닥친 순경은 선생을 잡아려고 하자 이때 아버지가 나선다.


아버지의 아들이 바라보는 시점의 이 영화는 분명 나도 저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하는 동질감이 없이는 보기 힘들다. 박정희 시대를 어렴풋하게 기억하는 나는 그나마 낫겠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씨도 안먹힐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든다.


그런 잡생각을 들게 하는 게 이야기 플롯에 보다 지독한 푸시가 없다는 점이다. 큰 아들의 자살도, 아버지가 누렁이를 팔겠다는 사연도, 연극을 꼭 해야하는 사연도, 모두 밍밍하기 그지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그만인 내용들이 매우 2D스럽게 펼쳐질 뿐이다.


분명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짜내려고 했다면 좀 더 극적인 플롯으로 짜야했다. 그저 그런 마치 워낭소리의 일부분처럼 보이는 마지막 아버지와 소의 대화는 보기 안쓰러웠다. 전무송의 진중한 연기가 다 펼쳐지지 못한 채 끝난 것도 미완의 감동극임을 나타내는 징표처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