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여인국을 꿈꾸는 그대의 이름은 여자

효준선생 2009. 6. 24. 01:41

 

 

 

 

아버지는 그녀의 이모가 되었다.


두 자매가 있다. 언니인 명주(공효진)는 제주도에서 생선가게를 하고 동생은 명은(신민아)은 대학진학을 위해 뭍으로 간 뒤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그녀들에게 모친의 부음이 전해졌다.

명주는 그게 일상에서 한발정도 비껴나간 것이지만 명은은 오랜만에 고향으로 와야 하는 불편함이었다. 명은의 귀성은 단지 엄마의 장례를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아버지를 찾겠다고 하면 그 여정에 명주를 끼어넣는다. 명주만이 아버지의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명주와 명은 비슷한 외모로 나오지만 둘간에는 상당한 갭이 있다. 그 차이는 단순히 몇 살 많고 어린 그런 차이가 아니라 세상일에 인지하고 있음에 대한 것이다. 언니인 명주는 자매가 공유하지 못한 비밀을 안고 있다. 세상에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딱 세명이다. 한 명인 모친이 죽고 이제 명주와 이모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명은은 영문을 모르고 아버지를 찾아 다시 명주와 함께 뭍으로 간다. 그러나 둘의 여정은 편치 않았다. 한동안 떨어져 살면서 지내왔던 사고방식의 차이, 그리고 다른 아버지의 소생에서 오는 미묘한 갈등, 결국 렌트카는 전복되고 부상을 입게 된다. 병실과 병원안에서 둘은 아주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서며 이야기는 그렇게 정리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가 뒤로 가면서 자꾸 오버랩되는 아버지의 옛날 사진, 그 사진속의 남자의 모습이 생경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 남자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자매를 주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생각이 든다. 사진이 그렇게 보인다. 스릴러물처럼...


영화가 정답을 내려주면서 명은은 놀란다. 그러면서도 아주 담대하게 현실을 받아들인다. 자매는 이모가 기다리고 있는 제주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찾고 싶었던 아버지는 뭍이 아닌 제주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영화 나오는 사람은 적지만 상당한 캐스팅 파워를 가지고 있다. 우선 자매역의 공효진과 신민아, 그리고 추귀정과 굵직한 목소리로 유명한 성우 김상현은 이름값으로 본전은 뽑은 셈이다. 왜 그녀들이 이 작은 영화에 나왔을까 물론 감독도 여성감독이다.


이 영화는 소품처럼 보이지만 매우 패미니즘적 가치를 지향한다. 조금만 보수적으로 보면 마치 여인국에서 남성은 불필요함을 말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남성은 스펌만이 필요하며 그 외에는 없어도 된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말하고 있다. 중국의 모소족처럼 모계사회를 말하고 싶었을까


여성에 의한 영화. 시사회때부터 여성만 응모가 가능했던 영화로 기억되지만 이제 보니까 왜 그랬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