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더 건맨 - [리뷰]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다니

효준선생 2015. 4. 19. 07:30

 

 

 

 

 

 

 

다국적 기업 역시 괴물이다. 수익창출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것이라는 심리적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교묘한 술책이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의 원재료는 대부분이 제 나라가 아닌 자원이 넉넉한 나라의 것이며 제품이 많이 팔린다고 해서 원자재를 공급하는 나라의 경제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현재 서구의 여러 나라의 경제 기반은 그동안 수백 년을 거쳐 수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상당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나라에서는 정치가 안정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그들의 정치 안정화를 원치 않는 모종의 세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영화 더 건맨은 제목처럼 총이나 쏘고 달리기나 하고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출해내는 시시한 액션극의 아류는 아닐까 싶었지만 사단을 유추해보니 상당한 수준의 사회고발성 메시지들이 담겨 있었다. 그것도 서구의 기업가 윤리에 대해 강렬한 메스를 들이미는 정도였다.

 

 

주인공 짐은 소위 저격수 출신이다. 전장에서 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는지는 몰라도 한때는 자기가 죽여야 하는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도 하지 않고 명령이 내려오면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 인물이었다. 아프리카 콩고의 장관이 이런 식으로 죽은 뒤 8년이 지나고 그는 여전히 그곳에서 우물을 파주는 등 NGO 기관의 멤버로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8년 전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과거 그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진실을 캐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추악한 면면들, 그는 잊고 있었던 총기에 대한 감각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이건 복수일까 아니면 자신 자신의 행위에 대한 면죄부일까

 

 

콩고와 런던을 주요한 배경으로 해서 중년의 남자 짐은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개중엔 과거에 동료이거나마으에 품고 잊지 못하는 한 여성과의 만남도 이어진다. 그러나 그가 차마 알 지 못했던 일들은 주마등처럼 펼쳐지고 그의 목숨을 노리는 자의 정체와 또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조직과도 밀당을 해야 하는 다소 복잡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누군가를 잡아야 하고 누군가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액션 영화에선 단골 소재였다. 주인공 짐으로 등장한 배우 숀 펜은 한동안 성격파 배우로 활동하며 만들어 온 주름살 만연된 얼굴로 그동안 고생이 많았음을 몸소 실천 해주려고 애쓴다. 특히 연고도 없는 스페인까지 날아가 위험한 액션씬을 마다하지 않으며 제 2의 리암 니슨을 꿈꾼다는 평가도 받았던 모양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 과거를 지우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삐그덕 거리는 상황들이 만들어졌다면 가진 것 부족함이 없는 부자 양반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한때는 생사고락을 함께 했음에도 목숨을 초개처럼 여기는 사고와 돈이면 가난한 사람의 것 정도는 우습게 여기는 그들의 작태에 고소를 금치 못하겠다. 잠시 있었던 정글 자본주의 폐해와 그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종의 획책들이 과거를 돌이키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열심을 들여보고 있노라니 흥미롭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더 건맨 (2015)

The Gunman 
8.4
감독
피에르 모렐
출연
숀 펜, 하비에르 바르뎀, 이드리스 엘바, 레이 윈스턴, 마크 라일런스
정보
액션, 스릴러 | 스페인, 영국, 프랑스 | 115 분 | 201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