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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 정글의 비밀 - [리뷰] 딸 생일을 깜박한 후유증

효준선생 2014. 3. 27. 07:15






   한 줄 소감 : 이 영화를 보면 생일을 못 챙겨준 부모 마음이 애잔할듯...
 






 중국의 소황제(小皇帝) 전면에 나서다




산아제한 정책에 걸려 한 집에 한 명의 아이만 갖게 할 수 있어 중국에선 80년대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일컬어 소황제라 한다. 이 아이들은 양가 조부모와 부모등 6명의 관심을 받고 자랄 수 밖에 없는지라 다소 이기적인 품성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좋게 말하자면 남과는 좀 다른 개성파 신인류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주관이 뚜렷하고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없다. 이들이 어느덧 성인이 되고 다시 아이들을 갖게 되면서 새삼 이들을 대상으로 사회학 분석을 하게 되었다.





영화 아바타 : 정글의 비밀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독자 자녀들의 문제와 소수민족에 대한 시선, 그리고 산업자본에 자꾸 예속되어 가는 과학기술계의 아쉬움을 그린 중국 애니메이션이다. 중국 본토영화라는 편견만 없이 본다면 이 영화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나무랄 때가 없다. 많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만화영화들이 이미 소개된 바 있었고 장르의 다양성과 함께 이야기의 내러티브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이 영화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무난하게 과학적 상상력을 다분히 섞어 넣었으며 특히 주제라 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소에 주목하게 된다.





아이의 생일이지만 일에만 매달린 채 까맣게 잊어버린 어느 싱글맘의 하루, 회사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하나 있는 자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덧 아이들에겐 실망이 되고 돈을 많이 벌면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삶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거란 부모세대의 마음과 늘 곁에서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의 아이들의 이해상충이 영화에선 절실하게 다가온다.





특히 영화 대부분의 배경으로 나오는 미지의 밀림공간에서 살고 있는 초록색 부족민들에게도 멸족의 위기감과 버려지고 있다는 두려움이 자신도 모르게 이 밀림에 떨어져 버린 주인공 여자 아이의 입장과 공유되었다. 사람들에게 자신과 함께 해줄 누군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겐 더 말할 것도 없다.



 산업자본에 예속된 과학연구


또 하나의 화두는 밀림에서 혼자 새로운 물질을 연구하는 늙은 과학자의 입을 통해서 나온다. 평생을 바쳐 과학자로서 살아왔지만 굉장히 탐욕스러운 어느 부자(재벌)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그는 일찌감치 연구를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런 탓에 늘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재촉도 받아야 했고 자기만의 연구가 아닌 엉뚱한 걸 만들며 이중 플레이를 해야 하기도 했다. 영화 후반부 난장판이 되고 액션극으로 흐른데에도 제 욕심만 챙기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가진 자들의 만행처럼 보인다.





 소수민족으로 살아남기


초록빛 피부를 가진 밀림에서 사는 미지의 종족에 대해 혹여 중국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족의 오늘을 표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미친다. 지금은 표면적으로는 소수민족에 대한 우대정책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한족 중심의 중국에서 소외와 핍박도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비록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어느 소녀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아예 부모조차 없는 어느 소년의 모습은 비견조차 할 수 없다. 어쩌면 비단 소수민족만의 문제도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섬을 만들고 사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일 수도 있다.





감독은 서극이라고 되어 있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서극은 아니고 내지 출신의 애니메이션 전문 감독인 젊은 서극으로 동명이인이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알찬 스토리나 원색위주의 비주얼등 영화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제목이 다소 유명세에 기댄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컨텐츠가 나쁘지 않으니 차라리 창작적인 제목을 달았으며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아바타 정글의 비밀 (2014)

Jungle Master 
8.8
감독
서극
출연
이장원, 김하영, 이경태, 이명희, 장안기
정보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 중국 | 83 분 | 201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