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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 마더스 - [리뷰] 사랑할 사람을 사랑하자

효준선생 2013. 8. 10. 09:00

 

 

 

 

 

    한 줄 소감 : 호주 해변가에서 전하는 치정멜로의 맛. 쓰다

 

 

 

 

Key word // 발달심리, 퇴행, 고립, 막역지우

 

 

구의 아들을 탐하다라는 발칙한 소재의 영화 투 마더스가 공개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 그랜드 마더스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현실에서 접하기 어려운 소재와 인물들의 농축된 심리묘사가 곳곳에서 발산된다.

 

 


어려서부터 죽마고우로 자란 두 소녀, 어느덧 각각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여전히 없어서는 안될 친구사이다. 사람들은 그녀들을 보면서 동성애자가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정도지만 그녀들의 고민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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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두 집안이 이웃하며 마치 형제 집안처럼 왕래를 하지만 뭔가 부족한 점이 있다. 바로 아버지의 부재다. 건축설계일을 하는 엄마와 살지만 일찍 사망한 아버지 때문에 톰은 친구네 집에서 마치 자신이 갖지 못한 결핍을 메우려고 한다. 불현듯 친구 이안의 엄마에게 정을 느끼고 접근하지만 윤리도덕적인 장막은 생각보다 쉽게 해제되었다.

 

 

 


문제는 또 터진다. 친구와 엄마의 밀회를 눈치챈 이안은 반대로 톰의 엄마에게 접근하고 이렇게 마치 스와핑을 하는 커플처럼 이들의 막장드라마는 극에 달한다. 여기까지 이르면 생각보다 설정이 과하다 싶기도 한데, 놀라운 건 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이다. 작가가 직접 들은 이야기를 각색하고, 그 시나리오가 호주의 풍광좋은 바닷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영상으로 옮겨진 것이다.

 

 

 


이 영화의 볼거리 중의 하나는 호주의 너른 바닷가 풍경이다. 인적이 드문 이 곳에서 이 네 사람은 마치 에덴동산처럼 외부와 격리된 곳에서 마음껏 사랑하는 아담과 하와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나게 서핑을 즐기고 수영을 하고 때로는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부표 위에서 선탠을 한다. 마치 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처럼 보인다.

 

 

 

 

친구의 아들과의 관계가 지속될 수 밖에 없어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들 주인공 말고는 지나가는 행락객조차 없는 설정때문으로도 보인다. 후반부에 이들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것도 결국은 이곳이 아닌 시드니에서 만난 외부인에 의해서인지라, 최소한 바닷가 마을은 아무나 범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셈이다.

 

 

 


아이들도 성장하고 다시 아이들을 나을 수 있을 정도로 나이가 들 것이다. 이안의 엄마가 말했듯이 아이들은 금새 싫증을 낼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은 소위 정상을 찾아갈 것이다라고 막연하게 추측했던 것들을 모두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이들에게 사랑이란 남녀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엄마가 자신을 낳고 키웠던 것처럼, 엄마의 친구, 즉 자신의 친구의 엄마 역시 또 하나의 의지 대상으로 여기는 듯 했다.

 

 

 


만약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라는 가족 구성원이었다면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면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모성본능만으로 키웠던 탓에 세상의 모든 사랑이나 관심등은 모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걸 아이들은 체득한 것이다. 동년배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으면서도 다시금 이들 품을 찾아드는 것을 보면, 이들에게서 퇴행심리를 찾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 싶었다.

 

 

 

 

유교적 가치관으로서는 얼핏 이해하기 힘든 설정에다 제 자리를쉽게 찾아가지 못한 채 서성거리는 장면들의 연속이 다소 부담을 줄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린 시절 다 컸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다시 엄마의 젖을 만지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민감하지 못한 아이들에겐 어쩌면 가능한 일로 보였다. 이 모든 걸 감안할 때 영화 투 마더스는 보이는 것 이상의 발달 심리영화로 다루어도 좋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투 마더스 (2013)

Adore 
8.9
감독
앤 폰테인
출연
나오미 왓츠, 로빈 라이트, 자비에르 사무엘, 제임스 프레체빌, 벤 멘델존
정보
드라마 |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 111 분 | 201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