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고양이 춤 - 우리도 언젠가 사랑과 관심을 받았었죠

효준선생 2011. 11. 14. 01:09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상으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애묘인이라고 부르는 그들의 품안엔 집고양이라고 하며 태어나면서부터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속에서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고양이들도 많다. 늙었다는 이유로, 귀찮아졌다는 이유로 버려진 고양이들, 갈곳없는 그들이 선택한 서식지는 인간의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바로 이곳, 길이다.


이름하여 길고양이들, 울음소리가 유아들의 떼쓰는 소리와 닮았다며 불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거기에 쓰레기 봉투를 헤집고 먹이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더럽다며 일부러 피하기까지 하며 한때의 사랑과 관심은 고양이에게도 인간들에게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개체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이 분포한 도시의 길냥이들의 모습이 카메라 앵글안으로 들어왔다. 다큐영화 고양의 춤은 강자독식이라는 정글안에서 벅찬 숨을 쉬고 산다는 광고 연출가인 윤기형 감독과 블로그등 온라인을 통해 유명 여행가로 이름 높은 이용한님의 노고가 절반씩 들어간 작품이다.


80여분동안 줄기차게 고양이들만 등장함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힘은 두 명의 감독과 스토리텔러의 작품들이 교차편집되며 서로가 관심을 두고 집중적으로 포커스를 맞춘 길냥이들의 슬픈 이야기들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야생에서 살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고양이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인간세상에서 기생을 하면서도 마치 인간의 사랑의 다시 갈구하는 듯한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다.


거기에 로드킬처럼 동물의 안위는 전혀 고려되지 못한 메가시티의 무정함까지 덧붙여져 생명은 그 어떤 미물의 것이라도 소중하다는 진리를 깨닫게 만듬으로써 가슴 한켠이 알싸해지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동영상으로 편집된 부분과 사진으로 이어진 부분이 교차되는데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요즘엔 반려동물이라며 애완견이나 애완고양이들을 많이 키우지만 아무래도 생명이 짧아서인지 거두어 기르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많은 듯 싶다. 길거리의 방랑자처럼 버려진 음식을 남들이 볼 새라 훔쳐먹는 길냥이의 모습이 자꾸 인간세상에서 도태된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했다.


보잘것 없는 생명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그것이 멋진 컨텐츠로 살아 온라인과 영상을 통해 세상에 보여진다는 것은 분명 가치있는 일이다. 거리의 길냥이를 다시 보게 되면 무작정 피하려고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한때 누군가의 극진한 사랑을 받았던 적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

 

 

 

 

 

 

 

 


고양이 춤 (2011)

Dancing Cat 
10
감독
윤기형
출연
이용한, 윤기형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76 분 | 2011-11-17